해외진료봉사 활동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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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료봉사 활동에 대한 제언
  • 서산시대
  • 승인 2015.05.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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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안과의원 배선량 원장

해마다 여름 방학철이 시작되면 해외봉사활동을 떠나기 위한 인원들로 공항은 항시 북적인다.

단체 사진을 찍느라 현수막을 펼쳐 놓고 파이팅을 외치며 여기저기에서 흐뭇한 광경을 연출하는 것을 보면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적을 실감하게 된다. 봉사활동의 대상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빈곤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주를 이룬다.

대개 일주일 정도의 일정을 잡는데 외래진료와 함께 안과의 경우 백내장수술을 주로 시행하게 된다.

필자도 중국, 몽골, 필리핀,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가나 등을 방문해 겪고 느낀 체험을 바탕으로 해외진료 봉사활동에 있어서의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대상국에 대한 철저한 사전 지식과 활동지역의 정확한 실태조사가 중요하다.

출국 전 세관에 신고한 서류만 믿고 갔다가 상대 국가의 세관에 약품과 기구, 장비를 압수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협조해 주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관 통관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를 취해 놓아야 하고 특히 약품은 가능한 현지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책이다. 영어나 한글이 통용되지 않는 곳에서의 약품명이나 사용설명서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지의 풍습도 미리 파악하지 못해 예정 수술환자의 절반 이상 취소된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개안수술을 하는데, 현지의 장례풍습이 특정 달에 몰려 장례식을 하는 관계로 다수의 환자가 수술을 취소하는 바람에 준비해 간 물품이 남는 상황도 있었다. 봉사활동 시기도 여름방학 기간에 몰려 정작 겨울에는 한산하다 못해 봉사행렬을 찾아보기 어렵다. 겨울 비수기에도 분산해서 봉사하는 것도 좋은 예가 될 듯하다.

활동 지역을 선정할 때에 대개 교통이 편리한 곳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생스럽더라도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오지를 찾아가야 진정한 봉사를 할 수 있다. 해외봉사활동의 큰 문제는 일회성 행사라는 점이다. 한 번 방문한 지역은 다시 찾지 않고 해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많은 혜택을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환자의 경우 경과 관찰이 중요하고 수술 후 결과 관리를 통해 합병증이나 후유증 발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 활동을 총괄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필자가 주로 활동했던 천주교 단체의 경우를 보더라도 카톨릭 병원협회, 카톨릭 대학교, 카톨릭 대외협력본부, 학교법인 등 각기 다른 주체로 움직이다 보니 활동이 겹치고 인력낭비와 경비 운용상 문제가 생기게 된다. 지역선정과 인원 배분 시 함께 모여 준비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효율적일 것이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하는 활동이 지역이 편중되고 특정 기간에 몰려 그 의미가 퇴색되고 비효율과 낭비의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해외 봉사를 해왔고 앞으로 시작할 봉사자들이 이러한 점을 잘 파악하기를 바라면서 아름다운 뜻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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