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君舟民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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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민수(君舟民水)
  • 서산시대
  • 승인 2017.01.0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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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박사 전 한양대학교대학원장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새해가 밝았다. 매년 전국 대학교수(全國大學敎授)들이 전자우편(E-mail)과 팩시밀리(Fax)를 통하여 그 해에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뽑는다. 올해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를 뽑았다.

이 군주민수의 뜻은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며 진퇴를 하기로 하지만 그 물이 성이 나게 되면 배를 뒤집어 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국가 현실을 네 글자로 표현한 글로 생각되어진다. 오늘날 이른바 국정농단으로 인한 성난 민심을 잘 표현한 선택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옛 한나라당 시절부터 민심이 바닥에 있을 무렵 천막당사에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아가면서 그가 가는 곳이면 거의 가망이 없는 국회의원들도 기사회생하여 당선되는 신화를 창조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 이었다. 그리하여 경상북도 대구를 정점으로 하여 이른바 TK 즉 대구, 경북과 PK 즉 부산, 경남을 휩쓸 때만 해도 박대통령의 인기는 50%대의 절대적 지지기반이라 하여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 즉 50대 이상과 중년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들은 여당 즉 박근혜 정부에게 여소야대라고 하는 정치적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 주었고, 정권말기에는 이른바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라는 악재에 직면하여 지지율 한 자리 숫자인 5%대라는 최악의 지지숫자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이러한 통치권자를 경고라도 하듯이 2년 전 乙未年에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라는 사자성어를 뽑아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대하여 예언이라도 하듯이 경고한 바 있었다. 그때 이미 정윤회 사건과 문고리 3인방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최태민 사건에 대하여 충분히 오늘의 사태를 예견이라도 하듯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환하게 밝힌 것은 광화문과 시청 앞에서 시작된 촛불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촛불은 바람을 타고 마른가지에 불이 붙은 들불처럼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권력의 심장부까지 바짝 타들어가는 사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못지않게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에서도 태극기 물결로 맞서고 있어 혼돈 사태가 이어졌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혼미한 정국으로 4당 체제로 정계 개편의 크나큰 회오리와 안개정국으로 혹한 속에 대망(大望)의 2017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의 출전은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글이다. 원문을 살펴보면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띄우게도 하지만 강물이 화가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국 대학교수 611명 가운데 198명이 뽑은 (32.4%) 중앙대학교 육영수 교수가 추천한 글이다.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세태의 단면들과 부합하는 성어들이 많았다. 군주민수 다음으로 추천받은 글은 고려대학교 이승환교수가 추천한 역천자망(逆天者亡)이란 글로 176명(28.8%)의 추천을 받은 글인데,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로 「천리를 거슬리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다」라는 뜻으로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라는 말과 부합되는 성어로써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과 일부의 소인배들만을 가지고 눈과 귀를 막고 정치한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는 소인배만을 데리고 정치를 한 통치자의 정치철학을 통렬히 비판한 성어라고 볼 수 있다. 한신대학교 윤평중 교수가 추천한 성어 또한 의미심장한 글이다. 노적성해(露積成海)라는 글로써 응답자의 18.5%(111명)의 추천을 받은 글로써 “작은 이슬방울들이 모여서 창대한 바다를 이루듯 과거의 낡은 시대를 폐기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새미래의 한국역사를 열어가는 진로를 말함이었다.

또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글을 보면 「빙공영사(憑公營私), 인중승천(人衆勝天)」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안대희 교수가 추천한 글로서 「빙공영사」는 최순실이라는 일개필부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국정농단을 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글이었고, 「인중승천」은 안개와 같은 사건과 사태와 그 처리를 둘러싼 정치권의 정치공학적인 접근방식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시민들이 광화문 촛불 집회를 통하여 국회에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점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백사불해(百思不解) 즉 백번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뜻으로 첫 번째 세월호 사건처리, 두 번째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세 번째 사드도입, 네 번째 국정농단, 다섯 번째 눈과 귀를 막고 정치하는 스타일등 이와 같이 다섯 가지의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국정철학을 실날하게 비판하고 있다.

합리적 보수주의로 정평이 나 있는 한신대학교 윤평중 교수는 대통령(大統領)의 리더쉽에 대하여 의문과 우려를 표하면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사자성어로 꼽으면서 “입만 열면 자신은 국가와 민족과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사심(私心)은 전혀없다” 고 주장하고 있지만 하는 일을 잘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 하면서 최악의 리더쉽을 보였다고 평(評)하고 있다.

균형 있는 학자로 정평이 나 있는 목포대학교 허형만 명예교수는 “지족무욕(知足無辱)을 추천하면서 ”욕심이 지나치면 그것을 채우려는 마음에 도량이 없어지고 경거망동한다, 경거망동하면 재앙이 생긴다.“라고 설명한 뒤에 크게는 제후의 자리에 오르고 작게는 천금의 부를 쌓아도 그 이상의 지나친 욕심을 쌓으면 결국은 형벌이나 더 지독한 고통의 늪에 빠지고 만다라는 충고를 한 바 있다.

필자 또한 한 시대를 함께하는 학자로서 작금의 혼미사태를 하루 빨리 극복하고 2017년 장닭의 해에는 우리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일취월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물은 물결만 아니면 저절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리지 않으면 저절로 말게 보인다. 그러므로 마음도 애써 맑게 할 것이 아니라, 그 괴롭게 하는 것만 버리면 절로 맑아질 것이요. 즐거움도 굳이 찾을 것이 아니라, 그 괴롭게 하는 것만 버리면 즐거움이 저절로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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