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홍(자유기고가, 향토사가)

상홍리 공소는 서산시 음암면 상홍리 2구에 위치한 천주교 공소로써 1919년에 건립 되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건축양식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절묘하게 혼용된 건물로 건축사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2007년도에 등록문화재 제 338호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 한옥 건축기법과 유럽의 성당 건축기법의 적절한 조화 속에 탄생한 이 음암면 상홍리 공소는 건물을 처음 접한 사람도 이질감을 느낄 수 없으며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간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의 전통 건축기법이 건축물에 내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홍리 공소는 서산의 천주교 역사와 일맥상통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산의 천주교 약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87년 발간된 '서산동문본당 70년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서산의 천주교는 1908년 당진의 구합덕 본당에서 독립하여 서산지구 본당을 인근의 홍성군 구항면 공리에 설치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홍성군 구항면 공리의 본당은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1914년에 다시 구합덕 본당에 재통합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1917년 서산시 팔봉면 금학리 679-1 번지에 다시 본당을 설치하여 운영하다가 1919년에 음암면 상홍리로 이전하여 상홍리 공소를 본당으로 사용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1937년에 지금의 동문동 본당을 신축 준공하여 다시 이전하고 음암면 상홍리 본당은 공소로 격하된다.

조선말기의 병인박해 등 천주교 박해를 피해 전국을 떠돌던 천주교 신자들과 지역의 신자들이 하나 둘씩 팔봉면 금학리 및 음암면 상홍리 공소(당시에는 본당)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교우촌을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서산시 동문동 본당으로 옮겨가기 전까지는 서산지역 천주교의 핵심이며 중심지였던 것이다.

음암면 상홍리 공소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종탑과 본당 그리고 배면부의 제의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한옥 건축양식과 서구 유럽의 성당 건축양식이 적절히 배합된 건축물로 우리나라 근대의 성당 건축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본당은 바실리카 양식과 전통 한옥 양식이 복합되어 있으며, 성당 양쪽 외부는 회랑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본당 전면의 종탑은 기와 3칸 형태로 성당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배면부의 제의실은 고해소로도 이용되며, 상홍리 공소 준공 이래 두 차례에 걸쳐 증축되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정확한 증축연도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그 밖에 공소가 아닌 성당으로 역할을 수행하던 시기에 신부가 상주하던 87㎡ 크기의 별도의 사제관이 부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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