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기자

팔봉면 어송1리(일명 아리랑고개)마을에는 태양광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차가운 겨울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

내용인즉 한 태양광업체가 어송리 산 117-6번지 내에 10억 원을 투자하여 1MWh의 규모의 태양광 설치를 하려하자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 결사반대 현수막을 걸어 놓은 것.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소가 주민들과 합의 없이 마을경관을 훼손하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오는 16일 마을회관에서 찬반 투표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 서산시 관계자는 60일간 업체와 주민들 간에 의견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행정상 문제가 없으므로 ‘신생에너지 촉진법’에 따라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다. 주민들은 공사예정 장소가 서산시 9경중 5경인 팔봉산 주변 산림훼손과 미관을 망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태안군 도내리에서 팔봉산 정상인 3봉을 바라보면 태양광 설치 장소가 팔봉산 정면을 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인근 지곡면 중왕리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동안 시는 ‘몽유도원을 걷다’라는 사업으로 2억원의 예산을 투입, 마을경관조성사업을 진행했던 그 바로 옆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상황이다. 이곳도 서산창작예술촌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라 경관훼손이 우려된다. 더구나 태양광 부지 예정지 바로 인근에는 귀농, 귀촌단지가 조성되고 있어 귀농귀촌인들의 분양 취소가 예견되고 있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때 팔봉산 정상에 박아놓은 쇠말뚝이 아직도 그 흔적을 남기고 있고, 산업급성장의 산물인 송전탑이 흉물처럼 팔봉산과 가로림만 인근 미을들을 가로지르고 있는 현실에서 ‘행정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은 ‘행정은 마을 주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말로 들린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주민들은 묻고 있다. 더구나 일제 강점기 역사의 아픔인 팔봉산 쇠말뚝처럼 태양광 발전소 허가가 주민들의 가슴에 또 다른 쇠말뚝을 박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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