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아담하지만 속내는 큼지막한 행복한 학교

폐교 위기, 전 교육가족이 힘 모아 극복

이제는 부러움 받는 옹골찬 작은 학교로 명성

대한민국은 한때 모든 분야에서 큼직한 것을 선호했던 적이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어서 학생 인원이 몇 명인가가 학교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콩나물시루와 같았던 공룡학교들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아이들과의 소통기회가 많은 작은 학교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음암면 신장리에 위치한 동암초등학교(교장 류춘자)도 사랑과 꿈이 가득한 행복한 배움터로 소문이 나면서 학부모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작은 학교다.

물론 동암초가 처음부터 작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56년 음암국민학교 신장분교에서 동암국민학교로 승격 개교할 당시만 해도 일천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의 배움터였으나 농촌의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학교 규모도 덩달아 축소됐다.

학생 수가 줄어들었다고 작은 학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많은 학교들이 폐교란 서글픈 운명을 맞이해야했고, 동암초도 비슷한 처지였지만 전 교육가족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냈다. 총동창회에서는 차량을 지원했고, 교장을 비롯한 전 교직원은 홍보맨을 자처하며 학교 홍보에 매달린 끝에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등교에서 하교까지 안전하게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온종일 CARE 방과후학교에서는 승마, 골프, 축구 등의 건강증진프로그램과 오카리나, 바이올린 등의 문화예술프로그램, 멘사셀렉트, 컴퓨터, 창의과학 등의 학력신장프로그램으로 관내 어느 학교보다 촘촘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여기에 자연 속에서 행복을 키우는 장독대 체험학습으로 학생들에게 농촌학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을 선사 해주고 있다. 이런 남다른 장점에 지난해부터 공통학군이 적용돼 주소를 옮기지 않고도 진학할 수 있어 동암초는 바야흐로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외형적인 부분에서도 전체적인 리모델링 완료와 꿈나래 도서관 개관(삼성디스플레이 지원) 등 어디다 내놔도 손색없는 교육환경까지 갖춰 명실상부 옹골찬 작은 학교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동암초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전교생 60명에 유치원생 24명, 단출한 모양새다보니 학생들과 교사들은 소통을 넘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단계에 까지 이르러 이제는 얼굴만 봐도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한 가족이 됐다. 작은 학교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암초는 작은 학교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모두 다 갖췄다고 할 만큼 빈틈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동암초에서는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인터뷰 동암초 류춘자 교장

“교육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 것”

교장으로 첫 부임한 학교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교장으로서 처음 부임한 것도 그렇지만 동암초는 지난 1979년도 초임발령지였던 곳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7년여 동안 근무하다가 30여년 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옛날 모습이 많이 남아있고, 당시 학부모님들이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지만 얼굴을 알아봐 주셔서 깜짝 놀랐다.

동암초와 같은 작은 학교의 장점은?

일단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정규수업이나 방과후학교 등 모든 교육과정에서 학생과 교사의 몰입도와 집중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동암초의 경우도 학년별로 몇 가지씩의 방과후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모든 아이들이 잘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연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다보니 도심지역보다는 인성교육에 있어 강점을 나타낸다. 우리 학생들은 텃밭에서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우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최근에는 엄마와 함께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도 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어려서부터 남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데 이런 모든 경험이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앞으로의 학교 운영계획은?

외부로 드러나는 실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더 노력할 생각이다. 올해는 예전과 다르게 동암문화예술제를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했는데 앞으로 더욱 활성화에 학생들이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작은 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협조도 무엇보다 필요한 만큼 교육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동암초가 되도록 힘써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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