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한 끼 속에 담긴 정으로 노인들 함박웃음
지역사회의 관심 높을수록 밥 차의 활약도 커져

서산시자원봉사자들의 숙원이었던 이동급식차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따뜻한 밥 차’라는 정감어린 이름을 달고, 매주 목요일마다 예천주공2단지아파트 시민공원에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밥 차 운영은 경험이 전혀 없었던 터라 시작 전에는 많은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점심 한 끼를 받아든 노인들의 반응은 이 모든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큰 기대 안하고 나왔는데 일반 식당과 비교해도 밥이며 반찬이며 너무 맛있어 깜짝 놀랐다”는 반응부터 “매일 똑같은 반찬을 놓고, 혼자 점심 먹는 것이 정말 지겨웠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니 입맛도 살고, 기분도 좋아진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등 ‘따뜻한 밥 차’의 데뷔는 매우 성공적이다.

특히나 ‘따뜻한 밥 차’는 어느 한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계각층의 온정과 관심, 노력이 모여 이룬 결과여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한화토탈이 1억 5천만 원 상당의 이동식 밥 차를 기증했고, 국제라이온스클럽 356-F지구 서산지역 회원들이 반찬을 만들고, 배식을 하는 등 봉사에 나섰다. 또한 서산시자원봉사센터는 밥 차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등 각자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점심 한 끼 가지고, 너무 생색내는 것 아니냐?’고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노인들이 이 한 끼에 그토록 감사하는 것은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어서가 아니다.

별것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는 이 한 끼에 담겨있는 사랑과 관심을 노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8번째 무료급식이 열리고 있는 현장을 방문했다. 역시나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풍기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으로 따뜻한 밥 차가 더 큰 역할 할 수 있길”

서산시자원봉사센터 구진영 팀장

‘따뜻한 밥 차’는 서산지역 자원봉사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해도 될 만큼 큰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3.5톤 트럭을 개조해 제작된 이 밥 차는 취사와 반찬조리가 가능한 설비를 장착해 한 번에 최대 300인분의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

예천주공2단지아파트에서 평균 15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재간둥이다.

더욱이 여러 단체에서 힘을 모아 함께 운영하는 시스템이라 자원봉사자들 간의 소통과 화합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8일에는 아진아파트에서도 급식행사를 가질 계획인데 앞으로 기회가 되는 데로 더 많은 이웃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별도 사업의 경우 사업비가 따로 소요되기 때문에 밥 차 운영에 애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이 ‘따뜻한 밥 차’의 활약을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만큼 항상 따뜻한 눈길과 마음으로 지켜봐 주길 당부 드린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65-F지구 서산지역 강완설 부총재

‘따뜻한 밥 차’를 서산지역에서 최초로 운영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걱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센터와 의논해 지역의 12개 라이온스클럽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목요일 하루만 나와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터 부식 준비도 해야 하는 등 일거리가 생각 외로 많은데 라이온스 회원들이 내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동참해줘 ‘따뜻한 밥 차’ 봉사단장으로서 무척이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무료급식이 있는 날이면 네일아트와 미용봉사를 하는 자원봉사자들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해주는 덕에 밥 차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12월 15일까지가 운영기간으로 알고 있는데 전 회원들과 함께 마지막 날까지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운손라이온스 이미희 회장

8번의 급식 중 7번을 나왔는데 이제는 어르신들이 알아보고 반가워해주신다. 맛있는 밥을 차려줘 고맙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분들은 두 손을 꼭 잡고 미안하다고 하시기도 해 가슴이 뭉클할 때가 많다. 오늘은 생강작업에 나간 분들이 많아 평소보다 조금 덜 오셨는데 앞으로는 이런저런 생각마시고 이곳에 와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요즘 밥 굶는 분이야 많지 않겠지만 혼자 식사 하시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분들은 늘어나고 있다. 저소득층 어르신들과 혼자 적적하게 생활하시는 분들이 이곳에서 점심 한 끼를 드시면서 생활의 활력소를 얻는 모습을 보면 일하느라 쌓였던 피곤함이 싹 가시는 기분이다.

유일한 여성클럽인 만큼 어르신들을 꼼꼼하게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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