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도 제대로 대접 못 받는 현실, 그래도 현장에 맨 먼저 출동

내 고향을 내 손으로 지킨다는 자부심 하나로 열악한 환경 극복

대원 고령화 시급, 젊은 피 수혈이 가장 시급한 고민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불을 선물 받은 덕에 인간의 생활은 말할 수 없이 풍요로워졌다.

반면 불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인간은 항상 불을 어떻게 하면 잘 다스릴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게 됐다. 한참 세월이 지난 지금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람들은 항상 ‘불조심’을 강조한다.

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방관이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소방관보다 먼저 화재현장에 나타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의용소방대원들이다.

의용소방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 전담의용소방대인데 팔봉면에도 지난 2011년 전담의용소방대가 발대해 내 고향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

전문 소방관이 아닌 일반인 신분으로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지만 전담의용소방대가 있기에 주민들은 안심하고 오늘도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특히 팔봉면은 소방관서와의 거리가 제일 먼 화재취약지구로 전담의용소방대의 임무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막중한 곳이다.

농사짓고, 직장도 다니는 친근한 우리의 이웃집 아저씨들이지만 팔봉면 전담의용소방대원들은 화재 소식을 접하면 결연한 심정으로 소방장비를 둘러메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왜 이들은 전담의용소방대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이 이들을 불길 속에서도 용감하게 만드는지 대화를 나눠봤다.

 

 

기성환(60) 대장

정식 명칭은 서산소방서 팔봉전담의용소방대인데 지난 2011년 의용소방대에서 전담의용소방대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고 소방차량을 직접 운전해, 소방관과 동일한 장비를 착용하고 화재현장에 출동하는 등 임무가 전문화됐다.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자체교육은 한 달에 한번, 소방센터에서의 교육은 두 달에 한 번씩 실시하며 대원들의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다. 30여명의 대원 모두가 농사나 직장생활 등 생업에 바쁜 와중에도 고향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동참해줘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원두연(53) 총무부장

 

의용소방대원부터 시작해 인연을 맺은 지 벌써 25년이 지났다. 일반인들은 ‘불이 그렇게 많이 날까?’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크고 작은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대원들이 늘 긴장하고 있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화재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대형운전면허가 있는 대원이 소방차를 출동시키고, 나머지 대원들은 현장으로 직접 출동한다. 전담의용소방대의 가장 큰 장점이 소방관보다 먼저 현장에 출동해 초기진압을 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다보니 집에 미안하기도 하지만 아내가 이해해줘 열심히 활동할 수 있다.

 

이회용(53) 구조구급부장

 

아직까지는 그나마 지역에서 젊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다들 경력이 20년이 넘은 고참 들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칠 시기가 온다. 하루라도 빨리 젊은 대원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농촌현실상 쉬운 일이 아니어서 고민이 많다.

각 가정에 소하기도 지급하고, 심폐소생술도 교육하는 등 힘들어도 보람이 큰일인 만큼 젊은 분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면서 팔봉산으로 번질 수 있었던 화재를 초기에 막은 것이 큰 보람이다. 앞으로는 역할에 맞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석원(50) 서무반장

8년 경력인데 대원들 중에서 활동기간이 짧은 편이다. 팔봉전담의용소방대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부심이 높다는 것인데 실례로 대를 이어서 활동할 만큼 애정이 큰 대원들도 종종 있다. 이런 탓에 소방차량 1대를 자체적으로 구입해 화재현장에 투입라는 등 대원들의 열의도 높다. 가끔 언론에서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고를 당했을 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전담의용소방대의 활동이 위축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전 대원들이 마음을 다잡는다. “우리는 팔봉전담의용소방대원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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