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량 현 성모안과의원 원장

▲ 의학박사가톨릭의대 졸

가톨릭의대 안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안과 과장 역임

USC 의대 Doheny 안연구소 Research Fellow

현 성모안과의원 원장

 

거의 모든 안과에서 가장 흔하게 환자들로부터 듣는 주 증상이 "눈 안에 이물이 들어간 것 같다", "눈이 뻑뻑하다", "눈이 자주 가렵다" 등의 표현과 함께 "눈이 시다", "눈이 따갑고 아프다" 심지어 "침침하게 잘 안 보인다" 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그러한 증상들을 일으킬 만한 요인을 찾기 위해 검사를 해 보지만 시력도 정상이고 결막염 소견도 안 보일 뿐 아니라 이물은 더욱이나 없다.

이렇게 다양한 자각 증상과 함께 타각적 검사를 하여 건성안 진단을 하게 된다.

건성안이란 '안구 건조증' 또는 '건성안 증후군' 이라고도 하는데, 안구 표면을 보호하고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눈물층에 변화가 일어난 상태로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면 눈물샘에서의 생산 저하와 눈물이 빨리 증발하기 때문인 것이다.

최근 건성안 이환율에 대한 보고에 따르면 정상인의 94.6%에서 건성안이 발견되었고, 안과를 찾은 백내장 및 굴절 이상 등 일반 환자의 91%에서 건성안이 나타났다.

나이에 따른 비율을 보면 10대에서 50%, 20대 에서는 83%로 급격히 증가함을 보였고 30대 에서 95.5%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 80대 이후에는 100% 전원이 건성안으로 판명되었다.

1980년대 시행한 건성안 이환율 조사에서 전체 성인의 50% 미만이었던 수치가 최근 조사에서 성인의 90%이상에서 건성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울 만하다.

오늘 날 이렇게 건성안 환자가 많아진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은 어려우나, 주변 환경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양상이 바뀐 점을 들 수 있겠다.

실외 노동자나 야외 활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단말기를 보거나 TV 시청이나 휴대 전화기를 들여다보면서 지낸다.

주위의 공해 환경과 잘 못 된 생활 습관이 눈의 정상적인 생리적 방어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갖 성인병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제(고혈압약, 베타차단제, 심장 부정맥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위궤양약,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근육경련 치료제 등)들이 건성안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고, 요즘 젊은 층에서 흔히 시술되고 있는 라식 등 근시 교정술 후 건성안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년층에서 많이 시술되고 있는 백내장 수술 후에 시력이 잘 나오는 데도 이물감과 함께 침침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수술한 의사를 당혹하게 만드는데 건성안이 백내장 수술 후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눈에 있어서 눈물(눈물막)이 왜 중요하고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눈(안구)의 가장 바깥 부분인 각막 표면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막과 결막 상피세포의 기능과 함께 그 위를 덮고 있는 눈물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눈물막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바깥층은 지방층으로서 눈물의 증발을 방지하고 중간은 눈물 자체로 구성된 수성층, 안 쪽은 점액층으로서 눈의 시기능을 유지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건성안의 치료도 각 층의 상태에 따라 약물의 종류도 달라질 수 밖에 없어 눈물의 증발을 방지하는 안약, 눈물 자체를 보충해 주는 안약, 눈물막의 점액층에 작용하는 안약 등 건성안의 원인에 따라 그에 맞는 안약을 사용하게 된다.

건성안 환자들이 대개 가려움과 충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알러지성결막염이나 일반적인 결막염으로 오인되어 전혀 다른 안약을 사용하는 수가 있지만, 근본 원인은 건성안이 일차적 요인인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우리가 건성 피부를 방지하기 위해 피부보습제를 사용하듯이 메마른 눈을 위해 적절한 안약을 제대로 처방받아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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