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에 눈 꽃 피는 농한기

농민들이 맘 놓고 푹 쉬어보는

밖에는 함박눈이 올려나 어둠은 밀려오고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온다는데

 

아이들 셋을 낳아 둘은 둥지를 떠나고

과년한 딸 일요일 늦도록 꿈나라

꿈이 깨면 시집 가려나

까치들 감나무에 모여 아침조회

 

오래 만에 마주 앉은 늙은 부부

일에 지쳐 언제 한갓진 날이 있었나

도라지 배 대추 넣고 푹 삶아

여유롭게 찬찬히 음미 해는 중천에 떠 있네

 

김기숙

시인/수필가

수필과 비평으로 수필 등단

서산시대 지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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