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우 서산연합외과 원장

▲ 외과전문의

서산의료원 외과과장과 원장

대한 대장항문병 학회 평생회원

충남대학교 병원 외래교수

현 서산연합외과 원장

‘항문(肛門)’ 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똥구멍 항(肛)자’ 와 ‘문 문(門)자’가 합쳐진 말이다. 
항문관의 길이는 대략 3-4 cm로 직장의 점막과 피부가 만나는 경계선인 톱니바퀴 모양의 치상선, 항문을 부드럽게 오무려 주는 쿠션조직과 이를 지탱해 주는 괄약근 등 생각보다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항문의 쿠션 조직, 치상선에 있는 분비샘, 괄약근 등에 문제가 생기면 치질(痔疾)이라 불리는 항문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부위에 생기는 병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로 우리나라 수술건수의 1-2위를 차지하는 흔한 질병이다.
치질에는 쿠션조직이 밀려 나오는 치핵, 항문 언저리에서 고름이 나오는 치루, 항문이 찢어지거나 헐게 되는 치열, 직장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직장탈, 종양, 항문 사마귀(콘딜로마) 나 기타 염증성 질환 등이 있다.
치질 환자 중 치핵, 치루, 치열이 항문 질환의 95%를 차지하며 이 중에서도 전체의 70%이상이 치핵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치핵 질환을 치질로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다.
배변이나 항문의 이상은 인류역사 이래 관심사이기 때문에 동서고금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 항문병 의사가 있었고 파피루스에는 항문질환 치료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구약성서에도 직장탈이나 치핵에 대한 관한 것이 기술 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히포크라테스 의학서에는 항문 농양이나 치질환자의 수술, 소작, 결찰 등의 치료, 항문경, 치루 검사 탐침, 좌약, 외용약 등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화산 폭팔로 매몰되었던 폼페이의 유적에서 항문경이 발견 되었다 한다.
중국 의학에서도 기원전 주나라 시대에도 항문의 구조, 기능, 치료 등  기록이 있고 한나라 시대의 책에서는 치핵, 치루, 탈홍 이란 단어가 기재되어 있으며 소작, 결찰, 절제법등 각종 치료법이 기술 돼 있다.
현대에 들어와 항문의 해부, 생리, 병의 원인이 올바르게 파악이 되면서 치료법이 거의 완벽하게 발달 되었다.
특히 마취방법이 국소화, 간소화 되면서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통증 완화 방법이 개선되면서 입원기간이 줄어들고 수술 후 고통이나 합병증이 많이 경감 되었다.    
항문은 소화기관 맨 끝에 있고 변을 배출하기 때문에 더럽다는 인식과 부끄럽다는 생각에 불편한 증상을 내색하기 곤란해 하고 혼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치질에 걸려 본 사람은 그 고통과 괴로움을 알게 되지만 본인이 항문을 직접 보기 어렵고, 중요한 성기 부위와 인접해 있어 쉽게 남에게 보여 주기 어려워하고 수치심 때문에 항문 병원에 가기를 주저해왔다.  
그러나 최근 20-30년 사이에 항문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와 병원들이 많아지고, 일반인의 항문 건강과 질환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사나 치료에 거부감이 줄어들어 다행이다.
‘치질은 창피한 병이 아니며 감추어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