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지도 제작지, 마을 주민 자긍심 높아

▲ 도성3리 마을회관에 건립된 칠지도제작야철지기념비, 주민들은 칠지도 제작 도장공 추모제를 개최하는 등 칠지도를 문화유산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일본 국보 중에 칠지도라는 검이 있는데 이것이 만들어진 곳이 지곡면 도성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4세기 후반 백제 근초고왕 때 만들어 왜왕에게 하사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워낙 오래전일이라 이런저런 설이 많다. 천년도 훨씬 지난 옛날이야기야 그렇다 치고 도성3리 마을회관에는 지난 2010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건립한 칠지도제작야철지기념비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기념비에는 일본서기에 기록돼 있는 ‘나라의 서쪽으로 하(河)를 건너 7일간이나 걸려 가는 곳의 곡나라는 맑은 물이 나오는 철산에서 만든 것’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여러 가지 정황상으로 도성리가 칠지도의 고향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많은 학자들은 ‘곡나’라는 지명이 현재의 지곡면을 나타내는 것이라 주장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도성리 곳곳에서도 ‘이곳이 칠지도를 만들었을만한 고장이구나!’하는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로부터 쇠를 다루는 야철지가 있었다하여 쇠펭이 마을이라 불린 유래처럼 도성1리 은부리 지역에 있던 철광 자리를 비롯해 마을 전체에 철과 관련한 사연들이 숨어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기념비가 세워져있는 마을회관 자리에는 과거 쇠똥이 쌓여있었고, 지금도 땅을 조금만 파내려 가면 철 성분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록과 현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칠지도를 제작한 곳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주민들 역시 칠지도를 도성리에서 만들었다 굳게 믿으며 큰 자부심으로 삼고 있다. 도성리 1~3리 주민 7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을 만큼 칠지도에 대한 관심도 크다. 과거에는 칠지도가 무슨 소린가 했지만 인터넷 등을 보고 여러 학자들이 마을에 찾아오기도 하면서 주민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마을과 달리 1~3리 전체가 하나의 상조회와 어촌계로 움직일 만큼 우애가 돈독한 이 마을은 앞으로 칠지도를 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간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놓고, 일본과의 문화적인 교류 등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곧 있을 학술회의를 통해 지곡면 도성리가 칠지도의 본 고장임이 만천하에 알려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도성리는 지역의 관심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도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의 보고 중 하나다. 칠지도와 관련한 옛날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인터뷰 칠지도기념사업회 박병석 회장

“후손에게 전해야할 소중한 유산”

지난 2010년 기념사업회 창립 때부터 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박병석(78) 회장의 칠지도 사랑은 각별하다. 천년도 훨씬 전에 있었던, 그것도 일본 국보라는 검 한 자루에 얽힌 이야기를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과거 도성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역이었는가를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는 생각에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처음에는 40여명의 주민들로 시작했지만 박 회장의 노력에 감탄한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져 지금은 70여명으로 회원이 훌쩍 늘어났다. 어려운 농촌 형편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각자의 호주머니에서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기념비를 건립할 수 있었던 것도 박 회장의 발품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박 회장은 “처음에는 칠지도란 것이 뭔지도 잘 몰랐지만 지금은 모든 주민들이 마을의 긍지로 여기고 있어 단합의 상징이 됐다”면서 “후손들에게 영원토록 전할 수 있도록 모든 주민들이 힘을 모아갈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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