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수 전 이데일리 애널리스트

몇 년 전 어느 증권사 광고에 등장하던 문구이며 황금 계란을 바구니에 담아 놓은 사진으로 광고를 한 적이 있다. 분산 투자를 하자는 의미의 광고였고 그 이후에 포트폴리오를 짠다는 둥 해가면서 이 주식 저 주식을 매수하는 식의 포트를 구성 하고, 그 구성을 영업에 이용하며 한 종목이 떨어지면 한 종목이 오르기 때문에 손실을 리커버링 할 수 있다는 식의 광고를 했었다.

정말 비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혀 우리나라 증시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무식의 소지였고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하던 증권사는 지금 망해서 이름조차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 돼버렸다.

필자가 금융 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금융시장의 후진국에 포함 돼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를 하면 금융시장을 이해하고 지식수준을 향상시킨다면 증권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다들 망했다는데 주식 투자를 왜 하느냐는 식의 시선은 좀 사라지지 않을까 싶고 꾸준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일본에 있을 때 단골 선술집 아주머니한테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생각해 보라 그냥 동네 평범한 선술집이었고 거기서 일하는 배용준을 좋아하는 그냥 평범한 일본 아줌마였다.

헌데 내가 금융 쪽 일을 한다고 말을 하니 대뜸 날아오는 질문에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남아프리카 5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어떻게 돼요?”라는 질문이었다.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정확한 분산 투자를 하기 위한 포트 구성을 자기가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어느 증권사의 계란은 온통 주식으로만 채워 놓고 경기 활성주와 경기 침체주를 합성해서 정확한 포트라고 떠드는 그런 무식한 증권사보다 일본의 선술집 아줌마가 훨씬 분산투자 즉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고 있지 않더라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외환 등으로 정확한 분산 투자 구성을 하고 있는 선술집 아줌마에 비해 증권사는 온통 주식으로만 채워 놓고 분산투자를 한다고 떠들고 그 소리에 개인투자자들은 맞는 말이라며 증권사 객장으로 달려가더라는 것이다. 결과는? 빤하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조금만 알고 있다고 해도 저런 말도 안 돼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수출 의존형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민감도가 극심한 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미국의 경기가 어렵다고 할 때 우리나라 경기 방어주가 오르는가? 중국이 힘들다고 할 때 내수시장주가 오르는가? 유럽이 힘들다고 할 때 금융주가 오르는가? 거의 모든 종목들이 바닥을 확인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을 한다. 그게 대한민국 증시의 현실인 것이다. 그런데 분산투자? 그것도 증권사에서? 우리는 수수료만 먹을 테니 개인투자자들은 그냥 백화점식으로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가 죽던 말 던 주식을 사세요! 이런 심보 아닌가!

한국증시에서는 꾸준한 수익을 보려면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한두 종목 집중 투자를 해야 꾸준한 수익을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돈은 벌고 싶고 어느 종목이 수익을 줄지 판단이 안서기 때문에 여러 종목에 투자를 한다. 그런 식의 투자는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최소한 경제 신문 정도는 읽어주고 세계경기의 흐름 정도는 읽어 가며 천천히 투자형 인간으로 만들어간 후에 투자를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기간이 몇 년이 걸려도 상관이 없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투자를 하다 손실을 보고 ‘주식 같은 거 하면 안 돼 내가 해봤는데 그건 도박이야’ 이런 얘기 좀 하지 말게 말이다.

명절에 식구들 끼리 모여 앉아 치는 고스톱도 홍‧청단이 무엇인지는 알아야한다.

놀이인 고스톱도 알아야 치듯이 주식도 알고 하길 바란다. 필자의 생각으론 고스톱보다 쉬운 것이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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