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부 한국문인협회서산시지부 사무국장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확실히 언제인지는 모르나 나는 형과 같이 고향인 남면 달산리 현재 남면우체국 자리에 설치되어 있었던 노천극장에서 멜로드라마인 '비나리는 호남선'이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희미하지만 대충 이런 것이었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그녀와 훗날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며, 직장을 따라 비내리는 날 호남선 열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한다. 그 후 그녀는 사랑하는 그 사람을 찾아 서울로 올라가지만 그 남자의 직장 주소가 바뀌어 만나지를 못한다. 비극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서울에서 사랑하는 그이의 애기를 낳았지만 애기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생활전선에 나서야만 했다. 그런 어느 날, 애기가 병으로 그만 목숨이 위독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애기를 입원시킬 병원비조차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기를 위해 본의 아닌 살인죄를 짓고서 쫓기는 몸이 된다. 』 이렇게 시작되는 비나리는 호남선 영화는 배경 음악으로 비나리는 호남선이란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그때 당시 그 노래가 얼마나 구슬펐고, 서글펐던지 감명 깊었던 노래였다. 그런 연후로 나는 비나리는 호남선이란 노래를 즐겨 불렀고, 나의 18번지가 될 정도로 그 노래를 좋아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비나리는 호남선을 부른 원로 가수 손인호 선생님이 89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가수 손인호 선생은 1927년 평안북도 창성 출생으로 본명은 손효찬 인데 1950년∽ 1960년대 비나리는 호남선과 같이 해운대 엘레지, 한많은 대동강 같은 히트곡으로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내가 다 즐겨 부르는 노래다. 그런 가수 손인호 선생은 150여곡의 노래를 발표했지만, 본 직업은 원래 영화 녹음 기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얼굴 없는 가수로도 유명하였다. 이렇게 우리 인생은 한 번 태어났다가 한 번 죽는다. 인생은 오직 한번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 번 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제야 깨닫는 것은 평생 굶지 않을 정도의 부만 축적되면 더 이상 돈 버는 일과 상관없는 다른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건 돈 버는 일보다는 더 중요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췌장암으로 병상에 누워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마지막으로 남겼던 메시지다. 내가 좋아하는 옷 한 벌이라는 노래에도 『천하를 호령하던 그런 사람도, 세상을 지배하던 그런 사람도 때가되니 가더라 잊혀지더라.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제 아무리 별난 사람도 세월 앞엔 약자더라 별 수 없더라.』라고 표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힘들고 찌든 삶일 지라도 깊은 바다 속 같은 넓은 마음으로 욕심 부리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며 정자나무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서로 만남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내가 먼저 인사하고, 내가 먼저 미소 짓는 생활 속에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 할 때 우리의 나날은 기쁨으로 충만하고, 우리들 마음의 고향은 새롭게 변모하며 발전할 것이다. 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사랑하는 사람 혹은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보내는 심정은 누구나 다 똑같다. 그래서 누구나 무언가 떠나보내기가 힘들어 옆에 두고 싶고 함께 있는 듯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 때문에 세상에는 소중한 것들이 많은 만큼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착한 마음이 많아야 하겠다. 그래서 때로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그리고 인심 좋은 세상을 가꾸어 가는데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보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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