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면 ‘꿈에서 본들’ 조해진‧김순미 부부

쌀전업농에서 복합영농으로 변신

힘겨운 농촌현실 극복위해 구슬땀

부부가 부르는 희망가에 미래 농촌의 활로 보여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생존권을 쥐고 있던 농업이 단 100년 만에 공업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준 것이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해 준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농민이 잘 사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푸념처럼 영광이 길었던 만큼 현재 농업은 매우 심한 상처를 입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인지면 조해진‧김순미 부부가 추구하는 변화와 도전은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새롭게 가야할 길에 대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남편 조해진 씨는 3대째 쌀농사를 짓고 있는 전형적인 농부집안 사람으로 인천에서 태안을 거쳐 8년 전 인지면에 터를 잡았다. 지금도 서산과 태안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조 씨는 과거 전직 대통령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즐겨 찾던 고품질 쌀을 생산해냈던 베테랑 농사꾼 중 한 사람으로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높은 인물이다.

지금도 자신이 생산하고 있는 쌀 브랜드 운기미의 포장지에 본인 얼굴을 내걸고 판매할 정도로 품질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콧대 높은 농부다.

할아버지 때부터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쌀 생산으로 GAP인증도 받고, 국내는 물론 일본의 농약회사와 농기계회사에서 자문을 구할 정도로 인정받는 농부인 그가 몇 해 전, 평생을 고집해오던 농사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속절없이 추락하는 쌀 가격을 바라보면서 복합영농과 체험이 있는 농촌으로의 변신을 과감하게 시도한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부인 김순미 씨의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수많은 고민 끝에 ‘꿈에서 본 들’이란 근사한 농장도 탄생하게 됐다.

물론 그 시작은 쉽지 않았다. 쌀전업농으로 살아온 이들에게 밭농사는 무척 생소했고, 많은 시행착오가 이들을 기다렸다.

그래도 이들은 끊임없이 노력해 몇 해 전 당시로서는 생소하기만 하던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 600주를 집 주변에 심기 시작해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갔고, 지인들을 상대로 체험도 실시하는 등 이제는 제법 체험농장으로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부부는 이밖에도 해미읍성 토요장터를 비롯한 각종 농업관련 행사에 꾸준하게 참석해 ‘꿈에서 본들’을 알리고 있으며 에코장터 회원으로도 새롭게 가입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혀가며 희망을 만들어 내는 중이다.

활로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변신을 거듭해도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것이 우리 농촌의 현실이지만 그래도 조해진‧김순미 씨 부부는 희망가를 부른다.

자신들이 계속 가야할 길이 농업이라는 것과 지금 부부의 모습이 미래 농촌을 지켜나갈 농부들에게 희망의 영양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 인터뷰 ‘꿈에서 본들’ 조해진‧김순미 부부

서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조해진 씨) 군 시절 헬기를 타고 가야산 지역을 내려다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한민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하고 감탄을 했고, 속으로 나중에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서산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게 됐고, 정말로 서산에서 살게 됐다.

 

‘꿈에서 본 들’이란 이름이 인상적이다?

(김순미 씨) 많은 분들이 이 이름을 보고, 농촌의 환상적인 면을 떠올리곤 하는데 사실 그 속뜻은 좀 무겁다. 사람들이 평생을 번잡스럽게 살다가 마지막 돌아갈 때 떠올리는 풍경이 이런 것 아닐까하고 지은 이름이다. 지난해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거실에서 늘 도비산을 바라보시곤 했는데 이런 풍경을 떠 올리시지 않았을까 한다.

 

앞으로 ‘꿈에서 본들’을 어떻게 만들어갈 생각인지?

(조해진 씨) 평생 자부심을 가지고 쌀농사를 지은 사람으로 살기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한다는 현실이 처음에는 서글프기도 했지만 옆에서 아내가 든든하게 도와준 덕에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 농촌이 살 길은 체험이 있는 복합영농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하게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힐링까지 책임질 수 있는 농부가 농촌을 지켜야 한다. 쌀도 제일, 체험도 제일인 ‘꿈에서 본들’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김순미 씨) 이젠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아직 생소한 작물인 아로니아도 가격이 초창기의 몇 분의 일로 떨어질 정도로 지금의 농촌은 부침이 심한편이다. 올해는 연근에 새롭게 도전했는데 내년이면 자리를 잡을 것 같다. 남편 말처럼 우리 부부와 인연을 맺은 소비자들이 맘 편하게 쉬고, 우리의 농촌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로컬푸드를 직접 판매하는 매장도 생각하고 있는데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 도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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