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대산항 카페리 취항 경쟁력 분석 Ⅱ - 군산항을 중심으로

<글 싣는 순서>
① 한·중 바닷길 잇는 '카페리호' 현황
② 대산항 카페리 취항 경쟁력 분석 Ⅰ  
③ 대산항 카페리 취항 경쟁력 분석 Ⅱ 
④ 롱청시 룡얜항은 어떤 곳인가?  
⑤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은?  
⑥ 서산대산항의 꿈은 이루어진다

내년 상반기 한중 국제훼리호 정식 취항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8월 제24차 한중해운회담에서 대산~용안항로 카페리선 반영과 한중합작법인 설립 및 선박 확보 등 취항 준비에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훼리호가 취항하면 대산항은 컨테이너화물 중심에서 여객까지 아우르는 국제 무역항으로 진일보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국제훼리호 정식 취항을 앞 둔 올 해 한중 양국의 경제불황 여파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 세계적인 경제 및 해운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또한 각 지방별로 건설되고 있는 항만간의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991년 국제무역항으로 지정된 대산항이 후발주자로 부족한 인프라 등 한계점을 극복하고, 서해중부권 대중국 인적·물류거점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을 지 6회에 거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회차 보도 ‘② 대산항 카페리 취항 경쟁력 분석 Ⅰ - 평택항의 현재와 과제’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군산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서산시는 중국 롱청시 룡얜항간 국제여객선의 취항을 앞두고 중국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10개 부서의 실과장 및 주무팀장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제여객선 취항 관련 TF팀 보고회를 개최하고 관광, 숙박, 식당, 교통, 농산물 등의 분야별 추진사항 논의와 함께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중국인 유학생 SNS기자단 초청 팸투어, 대형 숙박시설 부재에 따른 문제점을 일부 해소키 위해 베니키아 호텔 완공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타 항만의 취재가 이어질수록 관광객 유치사업의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평택항에 이어 군산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 군산항국제여객터미널

관광객은 오는데…지역경제는 '한숨'
원도심·중국인 관광객 스쳐지나기 일쑤

군산항을 통한 중국 관광객의 유치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운항 초기인 2008년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군산-중국 석도항로 활성화를 위해 전주 완산고 1학년생 300여명을 5박6일 중국 수학여행을 보내는 등 각급 학교 수학여행단 등을 유치하며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선내 영화상영관을 비롯해 야외공연장, 불꽃놀이 등의 체험시설이 충분하기 때문에 추억할 만한 선상여행이 될 것”이라는 선사 관계자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원성과 운항시간 소요 등을 이유로 수학여행 등은 지역사회에서 외면 받았다.
결국 당시 승객의 80% 가량은 정기적으로 중국을 오가며 소규모 무역업을 하고 있는 일명 보따리 상인들이었으며, 관광 등 순수 목적의 승객은 20%에 불과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취항 8년차인 올해도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군산시는 2009년부터 선유도해수욕장과 비응항, 유람선 관광과 새만금, 군산CC 등을 연계한 코스 개발과 오성산의 소정방 연관 사실, 중국소화학교 등 화교 골목, 자천대·월영대 등 최치원 유적, 고군산군도 유적 등 중국 관련 문화와 역사 등 특화된 관광상품을 만들어 여행사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대비 수익의 실현은 요원하다.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해 메르스 사태 발발 이전 매달 군산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1천명에서 1천500명 정도에 불과하고 더구나 주로 단체관광객들로 이뤄진 이들은 단지 군산으로 들어오기만 할 뿐 군산에 전혀 머무르지 않은 채 바로 수도권 등으로 떠난다.
결국 중국관광객은 오는데 지역경제는 '한숨'을 쉬고 있다. 중국 관광전문가들은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인인만큼 이들을 활용해 화장품이나 의류 쇼핑, 성형관광도 군산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목적성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새만금신항 오는 2030년 준공 예정
대산항 등 경쟁항만 적지 않은 부담

"새만금은 기회와 희망의 땅, 새 문명을 여는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로 바뀔 것입니다."
군산시 관계자의 말이다. '바다 위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세계 최장(33.9㎞)의 새만금 방조제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결국 평택·당진항, 대산항 등 서해안 항만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가운데 여타 항만의 입장에서 전라북도의 새만금 신항 개발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북도는 ‘전라북도 항만발전종합계획 수립용역’ 발주 중에 있다. 용역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간 시행할 예정으로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 일원을 대상으로 항만 발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이 제시된다.
한중 FTA 체결로 새만금 내 한중 경협단지가 조성될 계획에 따라 미래 물동량 수요 예측을 통한 적정규모와 추진 전략도 함께 다뤄질 계획이다. 특히 ‘새만금 신항 개발 기본계획’이 지난 2010년도에 수립 이후 선박의 대형화 추세와 국내외 항만물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새만금 신항 건설은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바다를 막아 육지로 만든 '대역사의 현장'은 관광·레저, 농생명, 산업연구, 국제협력, 생태환경, 배후도시 등 6개 용도로 바꾸기 위해 방수제 축조, 준설, 매립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에 신항만, 공항, 동서 2축도로, 남북 2축도로, 새만금∼전주고속도로, 남북 3축 도로, 새만금∼대야 철도 등 도로·철도·항만시설도 들어선다.
이미 조성된 1·2공구에는 일본 도레이, 벨기에 솔베이, 군산도시가스, OCISE, 이씨에스가 공장을 가동하거나 짓고 있다.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생산량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의 특성상 군산항이 가깝고 새만금 신항도 예정이어서 둥지를 틀었다. 땅값이 타 지역보다 싸고 중국 수출을 위한 항만 등의 수출 인프라와 입주기업 지원책도 좋아 추천할 만한 공장입지"라고 강조했다.

새만금 산단, 한중 FTA협력단지 지정
식품클러스터조성으로 물동량 증가 전망

이처럼 군산항의 경우 새만금 산단이 한중 FTA협력단지로 지정돼 있어 대중국시장을 겨냥한 많은 외국기업들이 입주,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익산에 아시아 최초의 푸드밸리조성사업인 식품클러스터조성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교역물동량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군산시의회(의장 박정희)는 지난 20일 제196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고석원 의원이 제안한 ‘군산-석도 한중카페리 항차 증편 촉구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제안서에서 고 의원은 “무엇보다 수도권에 편중된 한중 카페리사업이 군산항의 증편으로 지역균형 발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군산~중국 석도 한중카페리의 운항횟수를 현행 주 3회에서 주 6회로 증편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군산~석도항 카페리선의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은 “내년 6월말께 현재 운항중인 선령 26년의 기존선박을 600억원이 투입된 새로운 선박으로 대체하고 추가로 카페리선 1척을 새로 건조, 총 2척의 새로운 카페리선으로 서비스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석도국제훼리는 2008년 취항 첫해에 자본이 완전 잠식됐고, 곧이어 해운불황이 불어 닥치면서 항로존폐위기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그는 이를 한중일을 연결하는 랜드브릿지 서비스로 극복했다.
김상겸 사장은 “군산과 석도는 배후 인구가 많지 않은 소도시로 소비재 수요가 많지 않고 공업지역도 없어 공산품 수요도 부족해 여객과 화물 모두 일정 이상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이러한 환경을 인정하고 틈새시장을 전문화 시켜 부산항의 한일카페리선과 연결해 한중일 랜드브릿지 서비스를 개발했다. 한중일 랜드브릿지 서비스는 고객들의 운송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현재 우리가 처리하는 물량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석도국제훼리

현재 석도국제훼리는 군산항으로 들어온 중국 물품을 부산항으로 보세운송한 후 일본으로 보내는 가교역할까지 하고 있으며 수입된 냉동·냉장화물을 경기·전라·충청도 전 지역으로 운송하고 있다.
이번 군상항 취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선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경우처럼 광역단체와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항만의 발전은 기초단체의 노력만으로 실현될 수 있는 사업이 아닌 국가와 특히 광역단체의 협력과 투자가 절실하다. 둘째, 행정당국의 노력만이 아니라 해당 선사의 재정적 경영적 능력도 취항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중요 요소임이 밝혀졌다. 셋째, 국내 지방 항만간의 중국 관광객 유치 경쟁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으로 무엇보다 차별화된 항만 발전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한중간 교역의 증대와 다양화는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기회로 나타나고 있어 항만별 특화된 산업의 선택과 집중이 지자체의 몫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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