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배신의 시절, 감정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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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배신의 시절, 감정의 정치
  • 박두웅
  • 승인 2016.07.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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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서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이 되어 그를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물이 조경태 의원이다.

“노무현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당을 탈당한다.”

조 의원이 이런 명분을 내세우며 탈당, 결국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바꾸었을 때 야당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이게 바로 ‘배신의 정치’”라고 성토했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게 정치의 속성이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외침이 들리는 듯 ‘배신’이 속출하는 요즘 정치판이다.

제7대 서산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완료됐다. 더불어 민주당 내에서 배신의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란 그런 것이야.” 혹자는 상반기 배신이 후반기 배신을 낳았을 뿐 대수롭지 않다고 말한다.

이 또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일 뿐이다.

당사자 입장에서 보면 그도 정치적 신념이 있을 것이다. ‘자리가 탐이 나서...’라면 너무나 비참하다.

그는 원 구성 이후 “기초의원선거제도의 대선거구제 도입과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범국민운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신념이 같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만든 게 정당이고 생각이 같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다. 그러니 당과 소속 의원들에게조차 아무런 설명이나 의사조차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후반기 원구성 투표에 참여 상대당에게 몰푯를 몰아주고, 반대급부로 부의장 자리를 얻은 후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범국민운동에 동참’이라는 그의 주장은 누가 보아도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아무리 정치의 속성이 ‘배신의 정치’라 하지만 그를 믿고 따라 준 유권자들은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그렇다. 정치인은 다분히 감정적이다. 그들도 인간인 까닭에서다. 유권자도 다르지 않다. 이성적이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정치행위도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다. 맞아서가 아니라 좋아서 받아들이고, 틀려서가 아니라 싫어서 배척한다. 정치판에 난무하는 배신은 그런 감정적 정치의 산물이다. 그것이 오늘날 정치의 본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해도 옳고 그름은 있다. 감정적 정치가 옳은 것일까? 세상만사가 감정에 휘둘리더라도 정치만은 이성을 지켜야 한다. 정치에서 이성이 실종되면 정의와 불의의 분간이 어려워지고 호불호(好不好)에 판단을 맡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게 보면 기초의회이지만 크게 보면 국가와 정당의 흥망이 걸린 문제다. 후반기 시의회의 출발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걱정이 예사롭지 않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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