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지역기자

“부엌의 부지깽이도 한 몫하며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요즈음. 농촌은 1년 중 가장 바쁘다. 보리 수확에다 마늘, 양파 등 밭작물 수확에 모내기까지 겹쳐 인건비를 올려도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다.

꼬부랑 할머니가 뙤약볕에 앉아 표 안 나는 마늘작업을 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65세 이상 되는 농업인이 3명 중 1명. 우리 농촌은 이미 고령화됐다.

농촌노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밭 작업의 기계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앙기, 콤바인 등을 이용하는 벼농사는 완전 기계화돼 다행이지만 밭농사가 걱정이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곡물 이외의 채소, 과일, 잡곡 등으로 다양화되고 그 소비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밭농사는 대부분은 작은 밭에서 사람 손으로 파종하고 수확한다.

우리나라 밭농사 기계화율은 현재 약 50%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 10년 동안 약 4% 증가에 그치며 밭농사 기계화 발전은 정체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제일 힘들고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파종작업의 기계화율은 4%, 수확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도 사람 손에 의존한다.

밭농사 기계화율이 이렇게 낮은 데는 우선 농가의 85% 이상이 0.3ha 이하의 소농 규모로 밭 필지규모가 작고 경지 정지율이 낮은데 원인이 있다.

또 농기계는 무엇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기종과 규격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농업은 작물수가 많고 기후와 지형이 다양해 트랙터를 제외한 나머지 기종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지자체마다 농기계 임대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기대치만큼 나오질 않는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밭 경지정리 등 밭 기반 정비 사업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의 밭은 기계화 여건에 불리하다. 아무리 농기계를 이용하려 해도 좁은 필지와 경사지에서는 기계화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농업이 1차 산업을 넘어 6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지금, 농업기계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올 2016년까지 밭작물 기계화율을 65%로 높인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역별 재배 농가를 조직화하고 임대방법을 재정비해 밭농사 기계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때,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업인들이 농촌에서 오래도록 소중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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