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뻘바람협동조합 심전호 씨가 추천하는
도토리의 집 저자 야마모토 오사무 출판사 한울림 가격 각 권 7000원

중증장애인 공동일터 ‘도토리의 집’ 이야기

애당초 서울로 대학을 갈 때부터 고향에 돌아와 일을 하겠다던 사람. 서령고를 다닐 때부터 북채를 잡았던 뻘바람놀이패 심전호 씨는 고향사랑이 남다르다. 시민단체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의 전통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마당극과 풍물, 전통 혼례 등을 전승하고 특히 지역 무형 문화재인 박첨지놀이를 전수 받는 등 지역 문화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수학 과외선생이다.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수학전공을 공부하고 있고 앞으로 정규 교육계로 발을 들일 생각이다.

교육자로서의 뜻을 둔 그에게 아이들은 꿈이며 희망이다. 그런 그에게 중증장애아들은 어떻게 비쳤을까. 장애보다 더 아픈 것은 장애를 대하는 사회의 높은 장애물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추천할만한 책을 묻자마자 심전호 씨는 야마모토 오사무의 만화 〈도토리의 집〉을 추천했다. 중증장애아들에 대한 심 씨의 따뜻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도토리의 집’은 중증 장애인들의 사회적 자아실현을 제도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공동 일터다. 집을 만드는, 지난하지만 가슴 벅찬 과정을 만화는 애절하게 전한다. 작지만 ‘귀엽고 개성 있는 도토리’들이 어울리는 세상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고 느낄 수 있다. 그걸 몰랐던 우리 안의 장애도. 모두 실화에 바탕을 둔 책은 7권까지 이어지지만 각 권이 완결성을 갖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도토리의 집’(총7권)은 일본 유명 만화가 야마모토 오사무가 무려 10년에 걸쳐 만든 것으로,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성, PTA 전국협의회 추천작이다. 이 책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일본에서 120만 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말간 청색에 잘게 뗀 솜사탕처럼 하얀 구름이 서려있는 하늘 아래 들판. 그곳에서 세 식구가 한 곳을 바라본다. 아이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그의 이름은 다사키 게이코. 주인공이다.

야마모토 오사무의 만화 〈도토리의 집〉은 그렇게 시작한다. 게이코가 천식이 발작해 사선을 넘나들 때였다. 부모는 그때 조그만 아이가 발버둥 치며 산소호흡기를 들이켜려던 모습을 본다. 나고, 살아야 할 이유, 소통하고 싶어 하는 절절한 생명력. 그것은 수많은 게이코의 부모가 ‘매일매일 핏덩이를 토하는’ 듯 한 고통을 넘어서고, 절망이라는 장애를 극복하며 자신의 삶까지 사랑하게 하는 힘이다.

하지만 장애를 차별하고 좌절하게 하는 불구의 사회가 눈물로 단련된 이들보다 강한 것일까.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다며 게이코의 부모들은 또다시 온몸으로 운다.

책을 읽는 사람에게 가슴이 먹먹하게 하고 눈에 눈물이 나게 한다. 심 씨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것은 단지 감성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 혈육 중에 또는 가까운 이웃에 장애인이 있다는 것. 장애아와 그 부모들은 다시 말해 모두 내 가족이라는 생각.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하게끔 하자는 것일 게다. 아이들과 함께 일독을 권한다.

 

읽은이가 밑줄 친 구절

희망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장애가 아무리 심해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이 인간답게 자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쉴 수 있는 작은 ‘집’을, 공동작업장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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