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요즘 하늘이 뿌연 날이 많다. 소아과 병원에는 호흡기질환 환자가 끊이질 않는다.

서울 대도시도 아닌 인구 17만의 서산지역 공기가 몇 년 사이 부쩍 나빠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기상청 날씨 예보에는 최근 들어 초미세 먼지에 대한 발표가 빠지지 않는다. 중국발 황사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감사원은 지난 5월 10일 '수도권 대기 환경 개선 사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충청남도 서해안에 있는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와 초미세 먼지가 수도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각각 수도권 대기 오염에 관한 기여율이 3~21%(미세 먼지), 4~28%(초미세 먼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발전소 인근에 사는 서산, 태안, 당진 지역 주민들에 대한 우려는 눈 씻고 봐도 없다. “대한민국이 서울공화국이니 그렇지”하는 자조 섞인 푸념만 는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책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겨우 3개의 낡은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면서, 2029년까지 무려 20기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짓겠다고 하니 미세 먼지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 대상도 우리 인근 지역이다.

당진시, 보령시, 서산시, 서천군, 홍성군, 태안군 등 충남 서부권 6개 시·군으로 구성된 환황해권행정협의회는 지난 5월 12일 당진시청 해나루홀에서 정기회의를 갖고 서해안 화력발전소 집중에 따른 피해 대응책 마련과 서해선 복선 전철 조기 완공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서 6개 시·군의 자치단체장들은 충남도 환황해권 내에 운영 중인 화력발전소 규모가 전국 화력 발전시설의 50.5%인 51기 2만4533MW를 차지 미세먼지 증가와 생태계 변화 등 환경피해가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협의회는 6개 시·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8만7349t으로 충청남도 전체 배출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3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발표에 따르면 충남도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매년 750명 이상 조기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 발표도 있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운영 중인 화력발전소 주변 대기환경 개선 ▲송전선로에 대한 지중화 ▲전력요금의 지역별 차등화 ▲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을 위한 지역자원시설세 인상 ▲전원개발법 개정으로 발전소 건설을 지방자치단체 동의하에 추진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서울공화국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20대 국회 충청권 국회의원들에게 바란다. 충청대망론에 앞서 주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는 화력발전소 환경오염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다뤄주길 바란다. 충청 주민도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가 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