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서푸른실천연대, 무연고 노인 수년간 뒷바라지
빈소 마련, 발인 및 화장 등으로 마지막까지 동행

서산의 한 봉사단체에서 어렵고, 고독한 생활을 해오던 한 독거노인을 극진히 보살피고 암으로 사망하자 빈소까지 지키며 행복한 이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아름다운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산시푸른실천연대(이하 서실련)는 지난해 3월경 한 요양보호사의 추천으로 6.25참전 용사이자 국가유공자인 김 모(88)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을 갖고 난방개선, 수도설치, 도배 및 집수리 봉사활동을 통해 생활여건을 개선해 주는 등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매주 방문해 말벗이 돼 주면서 깊은 인연을 맺어 오던 가운데 2014년 8월께부터 김 할아버지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서산의 한 요양병원으로 입원해 생활했다.

김 할아버지는 2015년 요양등급 판정을 받고 서산시 동문동 소재 한 요양원에서 최근까지 지내다가 지난 3월 담도암 말기 판정을 받고 5월 21일 서산의료원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김 할아버지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유가족 등 연고자가 없어 쓸쓸하게 보내는 것이 안타깝게 여긴 서실련에서 유관기관들과의 협의와 자문을 거쳐 집행부를 중심으로 3일장의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이에 빈소를 마련하고 상주 역할까지 하며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다 지난 23일 발인해 홍성화장터에 모셨다.

최관호 회장(쌍용자동차 서산지점장)은 “생업과 가정생활에도 바쁜 회원들이 서로가 앞장서며 할아버지의 외롭고 쓸쓸한 길을 편안한 모습으로 보내드릴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비록 짧은 만남이였지만, 아름답고도 긴 인연을 이어갈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첫 만남에서는 키도 크시고 체격도 좋으셨는데, 사망하신 모습을 보니 웬지 왜소해 보이고, 쓸쓸한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가득하다”며 “평생을 외롭고, 힘들게 생활하셨으니,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수 봉사단체인 서실련은 현재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네 분을 대상으로 쌀과 생활용품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필요한 물품 등과 인력 지원을 해 주면서 정기적으로 꾸준히 보살펴 오고 있으며 또한 부모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도 해줘 더불어 살아가는 훈훈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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