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당뇨에 이은 저신장증 까지… “어려움 있어도 도전할 것”
서산 대표하는 국악인 되고파

“서산이 자랑하는 국악인이 되고 싶어요.”
어린시절부터 국악의 매력에 빠져 실력을 갈고 닦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악소녀 송소희가 롤모델이라는 부춘충학교 3학년 이다솜 양은 무궁화예술단 안종미 단장으로부터 국악을 비롯해 가야금 등을 전문적으로 교육 받고 있다. 시원하게 뻗어나오는 소리와 힘이 매력적이라는 다솜 양은 지역 내 각종 공연에 참여해 국악을 선보이는 봉사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2회에 걸쳐 꾸준히 수업을 받으며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
다솜양은 지난 15일에는 대한노인회 서산시지회가 주최한 노인대학 친선 장기자랑 대회에 참여해 중요무형문화제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지역교류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찾아온 소아당뇨

다솜 양이 어린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아려워지면서 할머니 손에 맡겨져 자라왔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한 뒤로 소식이 닿지 않고 있다고.
“할머니와 사는 게 얼마나 재미 있는지 몰라요. 애교도 때를 써도 다 받아주시니까요. 너무 지나치면 혼나기는 하지만요.”(웃음)
어려운 가정 형편은 사춘기 소녀에게는 쉽게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감추기 쉽상인 이야기를 밝게 웃으면 털어 놓는 모습에 성숙함을 엿볼 수 있다.
엎 친데 덮 친 격일까. 다솜 양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 무거운 짐이 하나 더해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소아당뇨를 앓기 시작한 다솜 양에게 합병증으로 저신장증까지 찾아와 병마와 싸우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자주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했고 심할 때면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빠듯한 조손가정에서 생활하는 다솜 양에게 치료비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할머니 역시 높은 곳에서 일을하다 추락해 허리를 다치면서 생활은 더욱 어려워 질 수밖에 없었다고.
이런 다솜 양의 어려운 사정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다솜 양의 사연이 ‘사랑의 리퀘스트’에 소개된 바 있으며 지역 내 관공서를 비롯해 단체, 기업 등에서 꾸준한 후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솜 양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에도 항상 밝은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이제는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어려운 상황이 많이 해결된 부분도 있겠지만 국악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감과 희망, 꿈을 찾게 됐다고.
“국악을 하면서 성격이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시원스럽게 목소리를 내지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아무래도 국악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아직도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건강을 많이 찾았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 했을 거라고.
다솜 양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도움을 주신 분들을 위해서도 밝고 자신 있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 만나고 웃으면 기운이 나죠”

다솜 양이 처음 국악을 접한 건 소아당뇨를 앓기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 였다.
공부방 ‘꿈이 있는 교실’에서 방과 후 교육을 받아오던 다솜 양은 우연한 기회에 안종미 단장을 만나면서 국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안종미 단장이 ‘좋은 사람이라서’, ‘함께 어울리는 게 재미있어서’ 였다. 하지만 국악을 배우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 유대관계를 맺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호 간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국악이 자신의 자아를 찾는 데 큰 열쇠가 됐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했다.
“국악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소중한 끈이에요. 많은 나이차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이뻐해주고 챙겨주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또 미래에 국악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줬어요.”
국악을 접하기 전까지의 다솜 양에게는 학교와 집, 공부방이 전부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깊게 사귄 친구들도 많지 않았고 거기에 몸까지 아파왔으니 또래 친구들과 다른 상황에 힘들어 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웃으며 이야기 나눌 때면 힘이 나요. 국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배우며 즐겁게 살고 싶어요.”

부족하지만 힘, “극복하겠다”

국악인을 꿈 꾸고 있는 다솜 양. 하지만 그에게는 소아당뇨와 저신장증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소아당뇨와 저신장증으로 인해 배 힘이 부족한 다솜 양에게 배에서 끌어올리는 깊고 힘있는 국악의 소리는 너무나 큰 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다솜 양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의 벽에 부딪혀 울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이 벽을 넘어서겠다고.
다솜 양은 최근 국악뿐만 아니라 무용에서부터 가야금까지 배우고 있다. 국악을 배우며 함께 공부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어렵고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국악을 하고 싶어요. 지금의 노력이 부족하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서산을 대표하는 국악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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