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 자립시스템 만드는 데 최선”

(사)한국연극협회 서산시지부 백승일(42)지부장은 지역문화예술계의 이단아라 불릴 만큼 문화와 예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백 지부장은 지난 1993년 가을 극단 둥지의 신입단원 모집에 도전하는 후배를 따라 갔다가 지역 예술계에 첫발을 들여놨다고 한다.
당시 극단 둥지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몇몇 사람이 힘겹게 지역 극단을 지키고 있는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산의 연극예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 누군가는 이 역경의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만약 누군가 해야 한다면 우리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란 한마디에 이끌려 22년째 지역 연극 활성화란 어려운 숙제를 풀고 있는 중이다.
1996년 11월 충남에서 3번째로 한국연극협회 정식 인준을 받게 만든 선배들의 열정과 열악한 지역문화 예술 환경 속에 존폐 위기를 겪어야만 했던 둥지를 곁에서 지켜본 백 지부장은 지난 2009년부터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지역문화예술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백 지부장은 “성격상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도와주는 조력자로 남고자 했는데 지역 연극계의 거목 선배들이 함께 은퇴를 선언하는 사태가 발생해 고민 끝에 지부장이란 중책을 맡게 됐다”면서 “지역 연극 공연 발전을 위해 15년을 동고동락 했던 회원들이 가장 큰 버팀목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극협회의 새로운 선장이 된 백 지부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4가지 역량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혁신을 주도했다.
정회원 자격 제한으로 인한 연극 발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준회원제도를 만들어 인적 인프라를 17명에서 100여명으로 늘렸고,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지역사회를 위해서 공헌 할 수 있는 ‘세상을아름답게하는사람들’이란 공연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여기에 서산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유 역사문화 가치를 공연예술 콘텐츠로 개발했고, 지역 문화 예술인들과 지역민들이 스스로 지역 문화 예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서산문화예술교육센터룰 설립하는 등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동안 행정기관의 마인드 부재와 관 주도의 문화 예술 행정으로 인한 의견충돌이 가장 힘들었다는 백 지부장은 관은 행정의 전문성을 특화시키고 전문성을 키운 민간 단체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한다.
백승일 지부장은 여전히 바쁘게 일거리를 만들고 있다. 서산해미읍성 천주교 마당극 상설공연과 전국 천주교 마당극제 신설, 2년 전부터 추진하려다 보류한 서산시 문화예술단체협의회의 정식 출범 등 남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에 더 열심히 분발하며 이단아란 소리를 듣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이 이 눈치 저 눈치 안보고 문화 예술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축제의 주인공은 지역민이 되어야 한다는 백승일 지부장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진정한 이단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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