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책의 허(虛)와 실(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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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의 허(虛)와 실(實)
  • 박두웅
  • 승인 2016.04.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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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VS 지방 정부간 복지재정 분담 효율화 요원한가?

복지재정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 갈등과 충돌 갈수록 심각

민관정이 참여 국민적 공론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 이끌어야

 

복지재정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갈등과 충돌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0년전인 2005년 국고보조사업 중 67개 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한 사회복지 지방이양사업은 분권교부세사업의 재원부족, 지방비 부담증대 등의 문제로 2011년에 52개 사업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율은 여전하고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중앙-지방간 복지재정 갈등과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재정부족이라는 근본적인 원인도 있지만 정치적 성향과 지향하는 이념적 상이로 타협의 여지가 적고 다분히 정략적인 요소가 개입하는 것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합리적인 복지재정의 분담은 요원한가? 그 물음에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지역에 맞는 복지정책 수립은 요원하다

복지재정 국고보조사업이 90% 차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갈등문제는 주로 중앙정부 복지지출을 둘러싼 지방비 부담과 관련된 것으로, 중앙과 지방의 복지재정부담에 관한 문제다.

정부간 재정분담구조는 세입측면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8 대 2다. 중앙 정부는 국세 80%를 걷어 지방정부를 보조한다. 세출측면인 재정사용액이 4 대 6이고 보면 지방정부는 자체재원보다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성이 심화될 수 밖에 없고, 국가보조금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정부의 수입에서 보조금 비중이 커지면 재정자립도의 저하와 지방정부의 매칭부담이 가중된다. 특히 지방정부의 복지재정은 대부분 국고보조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2015년 현재 복지보조사업이 거의 90%에 이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방정부 스스로 복지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예산은 없다.

 

돈은 안주며 복지정책 떠넘기기 ‘황당’

 

돈을 움겨쥐고 있는 중앙정부가 복지정책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누리과정이 그 사례다.

복지보조사업이 거의 90%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누리과정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것은 가뜩이나 심각한 지방재정을 파산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논란의 핵심은 어린이집 보육료 로 어린이집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지원 대상이 아니고, 소관도 교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이다. 이를 지방정부가 맡으라고 한다.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듯 지방재정을 압박하는 꼴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도산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기형적인 세입세출 구조를 바꾸든지, 아니면 누리과정과 같은 국가정책을 국고 지원 없이 떠넘기는 행태를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현행 8대 2의 국세와 지방세 비중 현실에 맞게 변경해야

복지정책 일방적인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구조 해소해야

 

❶ 국세와 지방세 8:2 비중이 문제의 핵심

복지정책은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한다. 현 보건복지부의 맞춤형 복지정책도 다름 아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현장중심 복지정책이 아닌 중앙집권적 구조는 그대로인채 방식만 맞춤형이다보니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지방도 각기 처한 입장이 다르다.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강화되지 않고는 맞춤형 복지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칠 위험성이 있다. 무엇보다 정부간 재정관계의 종속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현행 8대 2의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변경하는데 있다. 즉 자체재원의 비중을 높이고 의존재원을 축소하여 지방정부의 자주재정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다양한 지방세수를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방세수의 확충방안으로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 지방소비세 확대, 비과세·감면제도의 정비 등이다.

2014년에 지방소비세의 전환율 인상(부가가치세 징수액의 11%), 지방소득세의 독립세화, 지방세제개편, 비과세 감면의 개선 등을 통해 지방재정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소했다.

그러나 지방소비세의 전환율 인상이 미흡하며, 단계적으로 지방소비세의 전환률을 확대하여 실질적인 과세자주권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고보조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방복지재정의 대부분이 보조사업인 현실에서 지방복지재정의 부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국고보조금제도의 개선이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 국고보조금의 관련된 주된 쟁점은 정부간 책임주체와 정도, 정부간 재정분담기준, 기준보조율의 인상여부, 차등보조율의 실효성 문제 등이다.

국고보조사업의 보조율 문제는 지방정부의 지방비 부담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어, 정부간 재정분담의 갈등요인이며 핵심쟁점이라 할 수 있다. 기준보조율의 인상과 체계 정비는 물론, 지방재정의 세입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보조율의 인상과 인하가 자동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조정율제도를 도입과 함께 차등보조율의 개선도 필요하다.

보통교부세는 자주재원으로 복지재정에 특정화되지 않은 재원이지만, 대체로 지방정부가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대응비로 사용하고 있다. 복지지출 증가에 따른 지방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의 법정 교부율을 장기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법정 교부율 인상과 관련하여 지방정부의 책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법정 교부율로 인상된 재원을 사회복지분야 국고보조사업 대응비에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 인상여부를 검토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❷ 복지제도 신설, 변경 보건복지부장관 협의 의무화 강제

우리나라는 지방정부가 자체사업으로 새로운 복지제도를 신설과 변경할 경우에,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율권이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지방정부가 자체사업으로 새로운 복지제도를 신설과 변경할 경우에,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다(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이는 지방정부의 자체복지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여이며, 만약 협의조정결과를 불수용할 경우(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는 사회보장위원회에 상정하여 결정)에는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법적 조항과 사실상의 강제력 수단을 통해 지방정부 자체복지사업의 신설과 변경에 관여할 수 있다.

반면에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비용부담을 의무화하는 사회복지 국고보조제도를 법적으로 도입할 경우, 지방정부는 제도의 내용과 부담수준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이 없으며 비용부담과 사무집행을 수행해야한다.

이처럼 일방적인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구조로는 정책성과를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변화하는 현실과의 정합성도 떨어질 것이다. 보다 효율적인 정책추진을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상호 소통과 협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향후에는 지방비 의무매칭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집행과 평가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의·조정과정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정부간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의 도입 또는 확대에 앞서 사업의 범위와 비용부담을 반드시 지방과 협의·조정을 한 다음에 확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법적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❸ 복지, 증세 없이 가능한가?

 

복지재정의 지속성을 위한 증세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복지수준의 질적 향상은 복지재정과 직결된 문제이며, 복지재정의 안정적인 확보가 이루어져야 용이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 간 복지재정분담의 갈등도 제한된 재정범위내에서 재정책임의 주체가 누구이며 배분정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부담 못지않게 중앙정부의 재정도 세입여건의 악화에 따라 압박을 받고 있다. 복지재정지출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간 재정분담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복지재정의 확대에 대한 논의가 전제돼야할 것이다.

복지재원 확보방안에 관한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행 복지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지 않고 유지하더라도 저성장의 장기화, 연금제도의 성숙, 급속한 고령화 등 복지여건의 변화는 복지재정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복지재정의 지속성은 증세 없이 가능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며, 그것은 바로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증세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정파적 또는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국가의 중장기적 발전방향, 국민들의 삶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유도해야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보다 성숙된 사회, 평등한 기회가 보장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미래복지비전의 실현가능성은 구체적인 재정조달방안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복지재정의 규모와 지속성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에 대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접근을 탈피해야하며, 국민적 공론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의 절차와 체계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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