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골’ 옛말… 구 상권으로 추락 중

경제 침체로 손님은 줄고
그나마 신흥상권으로 빠져

수많은 식당 간판들이 곳곳에 즐비한 먹거리골.
동문2동에 형성된 각양각색의 음식점들이 가득한 먹거리골은 서산을 대표하는 상권 중 하나다. 많은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보니 식사와 연계한 커피숍까지 상가의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인근에는 극장을 비롯한 터미널, 서산동부전통시장 등이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도 많을 뿐더러 접근성도 좋다.
먹거리골은 1987년에 완공된 서산 제1의 구획 정리 사업 지구에 포함되는 지역이다. 1992년에 이곳에 택지 개발 지구가 조성되면서 20만㎡에 80여 개의 음식점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서게 되면서 현재의 상권이 구성되게 됐다.
갈비를 비롯해 고기류, 횟집 및 해산물, 오리, 한식, 중식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만큼 먹거리골은 서산시 음식 문화의 명소로 각광 받아 왔다. 특히 서해안고속국도의 개통과 주 5일 근무제 시행 등으로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골목을 단장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졌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9월 중순에 먹거리골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먹거리골 맛있는 2색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간 침체된 경기와 더불어 한정된 손님 속에 늘어만가는 상가들로 인해 여기저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만 이어지고 있다.

읍내동, 예천동으로 나뉜 상권 ‘힘들어’

하지만 장기적인 불경기 속에 먹거리골 역시 힘든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손님의 수는 줄어들고 지역 내 먹거리 상권이 읍내동, 예천동으로 나뉘면서 구 상권으로 전락해 그 여파가 큰 상황이다.
몇몇 상인들에 따르면 새로운 상권이 지속적으로 개발 및 발전함에 따라 구 상권이 되버린 먹거리골의 경우 새롭게 형성되는 상권으로 이전하거나 이를 계획하는 이들도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상권으로 이전하기에는 값비싼 임대료 및 이전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인들이 대다수다.
남아 있는 상인들은 이어 현재의 상권을 활성화 시켜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지역 내 분산된 상권으로 돌아선 손님들의 발길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젊은 층의 손님들은 예천동 일대의 상권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상권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수가 현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먹거리골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손님들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며 “먹거리골이라는 말은 예전이나 통하던 이야기일뿐 지금은 이름만 남아있는 상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녁 장사가 주가되는 가계에서 점심손님이라도 잡아보기 위해 점심메뉴를 만들어 선보이는 등 불경기와 상권침체를 이겨 보려는 노력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손님들이 곳곳에 나뉜 상권으로 빠져나가 장사가 쉽게 될 턱이 없다”고 말했다.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상권침체 예상

최근 불거졌던 터미널 이전 문제도 한 몫을 더하고 있다.
터미널 인근 상권을 비롯해 먹거리골 상권을 중심으로 터미널 이전 반대가 이뤄졌고 결국 서산시는 차선책으로 시외버스터미널만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부지를 물색 중에 있다.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만 이전 한다고 해서 상권침체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 움직이던 유동인구가 인근상권을 중심으로 먹거리골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여년 째 먹거리골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고 모씨는 “먹거리골은 터미널을 이용하는 유동인구와 인근에 형성된 다양한 상권을 중심으로 번성해온 지역”이라며 “이중 일부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침체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권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먹거리길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야 서산의 서민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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