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홍 자유기고가

호산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찬읍지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1619년(광해군 11)에 편찬된 호산록은 한경춘, 한여현 부자에 의해 37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 완성 되었다. 집필 도중에 임진왜란이라는 국란 등 이런 저런 이유가 있었겠지만 대를 이은 실로 긴 세월을 통해서 편찬 되었다.

호산록의 발간 계기는 서산군수 고경명(高敬命)에서 비롯된다. 1582년 서산군수로 부임한 고경명은 한경춘, 한여현 부자에게 읍지 편찬의 일을 맡긴다. 16세기에 전국적으로 등장하는 사찬 읍지의 편찬은 그 대부분이 수령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당시 서산군수 고경명 역시 이와 같은 경우로 서산의 읍지를 구상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호산록』의 서두에는 ‘호산록서(湖山錄序)’, ‘호산록목록(湖山錄目錄)’, ‘호산록의례고상(湖山錄依例考詳)’라는 항목을 두어 『호산록』의 편찬동기와 그 과정, 목적 등을 알리고 저술의 기본방향 및 주요 항목의 설정 이유를 기술 하였다. 『호산록』은 『동국여지승람』의 체제를 근간으로 하여 기술 되었는데 항목설정이 『동국여지승람』 보다 더욱 세분화되고 지역의 다양한 내용이 첨가 되었다.

『호산록』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책 건(乾) 권에서는 “도리원근(道里遠近), 건치연혁(建置沿革), 군명(郡名), 성씨(姓氏), 향교(鄕校), 사묘(祠廟), 공자세가(孔子世家), 묘사(廟祀), 성황사(城隍祠), 여제단(厲祭壇), 동서리명(東西里名), 성곽(城郭), 관방(關防), 봉수(烽燧), 형세(形勢), 산천(山川), 토품(土品), 둔전(屯田), 국둔전(國屯田), 민속(民俗), 향풍(鄕風), 향서당(鄕序堂), 교량(橋梁), 장시(場市), 역원(驛院), 불우(佛宇), 누대(樓臺), 연당(蓮堂), 객관제영(客舘題詠), 제영(題詠), 유람(遊覽), 고적(古蹟), 해포(海浦), 해산(海産), 해호(海戶), 자염(煮鹽), 고금토주(古今土主), 징병격서(徵兵檄書), 임진년행궁(壬辰年行宮), 유지(諭旨)” 등의 항목을 기술하고 있으며

제2책 곤(坤) 권에서는, “고금인물(古今人物), 충신(忠臣), 효자(孝子), 절부(節婦), 우거(寓居), 운석(韻釋), 향소청근(鄕所淸謹), 하리청근(下吏淸謹)” 의 항목을 기술하고 있다.

총 45항목의 다양한 주제에는 서산의 지리적 특징, 문화재,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 임진왜란, 민속 등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특히 인물에 관한 기록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서산에 부임한 수령의 명단과 행적 그리고 서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체 분량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양반 사족뿐만 아니라 향리, 일반 양민, 천민에 이르기까지 여러 신분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제1책은 행정·사회·경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고, 제2책에는 지역의 인물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타지역의 읍지와는 달리 해포(海浦), 해산(海産), 해호(海戶), 자염(煮鹽) 등 바다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데 이는 우리고장 서산이 바다와 접해 있는 자연적, 지리적 특성을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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