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한국사회학회와 한국사회과학협의회는 1960년 4·19 혁명과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화를 멈췄다는 위기의식 아래 지역 순회 심포지엄을 지난달 31일 처음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민주주의의 연관성을 짚었다.

신 교수는 여러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 빈곤율, 피케티 지수는 투표율과 부의 상관관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세대간 투표율 차이도 이와 다르지 않다.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은 41.5%로 전 연령 평균 투표율인 54.2%에 10% 이상 못 미쳤다. 연령대별 투표율 꼴찌였다. 매 선거 때마다 일어나는 일반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촉구하기엔 그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팍팍한 게 사실이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치인 12.5%를 기록했고, 취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에 해당한다고 하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내 코가 석 자'라며 정치나 선거에 무관심하다. 구직사이트 뒤지고 취업 원서를 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느라고, 강의가 끝나기 무섭게 아르바이트 장소로 가느라, 매일 잔업에다 야근하느라, 공무원 시험이 목전에 다가와서 정치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코가 석 자'니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청년 취업률도, 대학 등록금도, 최저임금도, 공무원 채용 인원도 결국에는 모두 정치가 영향을 미치고 결정하는 것 아닌가. 정치는 사실상 우리네 삶 모든 것을 규정한다. 특히 보통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정치다.

'실업 공화국', '헬 조선'이라고 뒤에서 한탄만 하면 해결될 일은 없다. 행동하지 않는 꿈은 망상일 뿐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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