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남윤모 총괄 본부장

공천심사 위원회를 빗대는 말로 콩가루 심의위원회(이하 콩심위)란 비아냥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콩심위는 주어진 막강한 권한으로 선거철마다 공천에 관련된 학살을 감당하는 악역을 자행해 현대 정치사에 숱한 정치 뒷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정치사의 근간을 결정하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되었지만 여전히 정치는 국민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계파정치 패권정치 패거리 정치에 탐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맡은 콩심위가 박근혜계 국회의원들을 대량으로 학살해 내몰린 의원들이 ‘친박연대’라는 당을 만들어 국회의원 6명 비례 8명인 14명의 전적을 만들어 냈다.

당시 콩심위에 힘을 행사했던 MB의 주역들이 정권이 바뀌면서 부메랑처럼 이번 공천에 탈락했다. 계파 정치에 항상 충실한 콩심위가 4년이나 5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공천에 대한 전염병 같은 사이코드라마가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 찾아들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과 혁신과는 거리가 먼 소리로 ‘나 살고 너 죽는’ 수준 이하의 콩심위의 무대포 공천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렇게 선정해 공천한 인물들이 입법을 관장하는 국회에 입성해 제일 먼저 도달하는 곳이 패거리 즉 계파다.

공천심사 때부터 계파와 다른 생각을 하는 싹수가 노란 인물은 우선 걸러내고 혹여 국회에 입성한 이후 개중에 국민을 위해 제정신이 돌아온다 해도 그들의 왕따 문화에 당해낼 재간이 없는 곳이 우리나라 최고의 정치인들이 모인 여의도 국회다.

국회의원 1명이 국회를 개혁할 수는 없고, 최소한 100여 명 이상 돼야 겨우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 국회의 현주소며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국회의 훌륭한 전통이다.

여의도 정치를 개혁하려는 노력과 시도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무릅쓰고 국회의원 물갈이를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콩심위의 활동은 한시적이며 당의 패권을 쥐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에 의해 공천이 정해지고 국민이 잘 모르는 이상한 시나리오에 의해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공천으로 엄격히 선정된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모를까 현재 같은 제도에서 공천을 받아 입성한 의원들에게 정치개혁을 바라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예부터 지렁이를 때려 용을 만들었다는 고사가 있듯이 지렁이를 용으로 만들어서 어디에 쓰려고 여야가 합심해서 쇼하는지 대다수 국민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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