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사는 이들은 독특한 역법(曆法)을 사용합니다.
삼월이 정월이 되는 ‘학년도’라는 역법이지요.
이 새로운 정월(正月)을 맞이하기 위해 올 2월에도 교원들은 어김없이 홍역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올 한해 나는 어떤 인연을 만들게 되는가?’, ‘나와 만남을 가질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아이들과의 좋은 만남에 대한 기대로 2월을 열에 들뜬 채 막연한 기다림으로 보내게 됩니다. ‘올 한해 같이 갈 아이들이 나와 좋은 연을 가진 아이들이기'를 빌면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에게 그들의 꿈과 끼·우정과 사랑을 그려 나갈 수 있는 교육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혹독한 준비의 시간을 가집니다. 아이들, 한 명, 한명에게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공생의 룰을 가르치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자질과 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자로서 준비의 뜻 깊은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오늘 아이들의 앞에 서는 나는 오랜 세월이 지나 아이들의 빛바래진 기억 속에서도 스승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 속에서 2월을 보내고 아이들과 3월 첫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교육현장에서는 3월이 정월입니다.
돌이켜보면  2014년은 세월호라는 사건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세월호라는 아픈 기억을 3월 첫날부터 되돌아보는 것은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구현을 위한 총체적인 사회 시스템의 재정비를 교육현장에서 첫날부터 생각하고자 함입니다. 모진 시련을 겪고 난 후 새롭게 맞이하는 신학년도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생활하는 안심학교, 안심 지역사회가 구현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교육현장에서 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현장만이 아닌 가정, 지역사회, 국가 등 모든 시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는 ‘안전’이 되어야합니다. 아프리카의 금언이자 차기 미국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클리턴이 인용해서 인구에 회자되어지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
교육이 학교만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교육의 외연확대는 시대 사회상의 반영이기도합니다. 또한 인권과 생명 존중의 교육활동이 학교현장, 현장마다에 함께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유병한 조벽교수는 교수방법에 대한 조언 외에도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한 값진 조언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 후반부를 염두에 두고 전반부를 살아야 합니다. 무엇이 교육자인 우리의 인생을 뜻 있음과 허무함으로 가르는 잣대인가 지금 따져보셔야 합니다. 우리의 기나긴 후반부 인생이 이 잣대에 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보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이 사회에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키워주는데  우리 교육자는 헌신해야한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교원들은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을 전하는 희망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희망이기 때문이지요. 삼월 교정, 교정 마다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꽃처럼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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