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시집가는 양파모종

날씨가 너무 춥다 못해 얼음까지 꽁꽁 얼었건만 일꾼들은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두툼한 옷을 입고 지난 9일 5천여 평의 밭에 양파 모종을 한다.

양파를 이제야 심는 것은 가을 불청객인 가을비가 지나치게 온 까닭이다.

양파 모종은 가을 10월 중순에서 11월 초까지 심어야 하는데 못 심었다. 밭에 물이 고여 마르기만을 기다리다 지치고 겨울 눈 때문에 양파는 시집갈 기회를 아주 놓쳐 버렸다.

주인은 하소연 한다. “종자 값만 해도 몇 백만원어치가 되는데 밭을 묵힐 수도 없고 심어도 걱정 안 심어도 걱정 잘 되려는지 의문"이라고 한다.

모종 관리는 쪽파처럼 긴 겨울 동안 밭에서 가리개도 없이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었건만 죽지도 않고 더 꼿꼿하게 살았다고 넋두리도 한다.

오죽이나 속이 상했으면 이런 소리를 할 까? 해가 거듭 할수록 사계절이 바뀌고 이상기온 때문에 농사짓기가 자꾸 힘들어진다. 비록 양파는 늦게 심었지만 양파알이 커다랗게 잘 되기만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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