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어항으로 거듭나 아라메길의 명소로 ‘기대만발’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처럼 생긴 바다가 있다. 내륙 깊숙이 바닷물을 끌어들여 크고 둥그렇게 안고 있는 곳이다. 숲에 이슬을 보탠다는 아름다운 이름의 가로림만(加露林灣)이다. 절반은 충남 서산이, 또 절반은 태안의 땅이 감싸고 있는 청정해역이다.

그 항아리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 구도항이다.

그 구도항이 충남도로부터 지방어항으로 신규 지정 고시된지 5년.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신 구도항은 방파제와 선착장, 물량장, 선양장 등의 시설을 갖춘 지역 어업의 전진기지로 개발이 시작돼 관광 및 수산물 유통의 중심지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민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국가항만 대산항이 산업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지방어항 구도항이 지역발전을 이끌며 21세기 해양시대 서산발전의 쌍두마차가 돼 줄 것이라 믿고 있다.

1970년까지만 해도 서산에서 인천으로 가는 정기여객선이 다니던 뱃길은 구도항과 명천포구가 있었다.

명천포구는 조선시대에는 목선, 풍선을 이용하여 정부세곡을 인천항과 서울한강으로 운반하였으며, 정부에서 관리하는 창고가 있다하여 지명을 창말이라고도 불렀다.

명천포구는 8.15해방 이후 2~3년 후 명천항과 인천항을 연결하는 주 교통수단으로 물류운반뿐 아니라 그당시 육로교통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면서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당시 운행되었던 여객선 및 화물선은 칠복호, 은하호 등이 있었으나 1975년경부터 도로교통이 발달하면서 운항이 중단되었다.

그 이후 1984년 11월에 간척지 사업으로 대호방조제가 축조되면서 포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또 하나의 뱃길은 구도항으로 지금은 서산시에서 제일 큰 섬인 고파도로 가는 유일한 관문이으로 팔봉면 호3리에 속해 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대산읍 오지리 벌말포구를 거쳐 가로림만 안으로 이어지는 뱃길인 구도항(호리)에는 당시 인천기선 주식회사가 기선을 운행했다. 기선은 인천에서 출발하여 구도항에 도착하면 다음날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고 출항은 대략 5일 간격으로 이루어져 월 6회에 그쳤다고 한다.

여객선 정원은 100여 명에 달했고 뱃삯은 비교적 저렴하여 주로 장사꾼들이 이용했다. 촌로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소금, 곡물, 모래를 가져다 팔았다고 전한다.

구도항은 팔봉면의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으뜸 마을인 구도[구항]를 비롯하여 중말·범머리[호두]·한살 등의 자연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구도는 섬이 아님에도 옛날 고파도에서 이전한 파지도만호진(波知島萬戶鎭)이 있었기에 그렇게 불리는데 현재에도 구도 선박출입항신고소가 있을 정도로 수상 교통의 요지이다. 마을 뒤 구릉 서쪽에는 조선 전기에 쌓은 호리성(虎里城)이 있다. 유적으로는 호리 조개더미, 호리 절터, 창녕 성씨 정려가 있다.

현재 구도항은 방파제와 선착장 등 시설 확충이 한창이다. 총 56억6천만 원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업체인 삼호개발(주)이상복 현장소장은 “2017년 7월 준공 목표로 현재 83%의 공정이 진행됐다”고 말한다. 앞으로 남은 사업은 선착장 보강공사 등으로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특히 공사과정에서 주민들의 협조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구도항 정비사업중 큰 배 출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수심을 깊게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준설토는 해상바지선으로 새만금으로 이동하게 설계되어 있었지만 주민들과의 협조로 지역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매년 전염병으로 새우양식 농사를 망친 어민들에게는 새로운 갯벌이 필요했고, 시공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절약된 예산금액은 선착장 보강공사와 통수공사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구도항의 정비가 끝나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라메길 중에서도 산과 바다를 함께 하는 원 뜻에 가장 적합한 코스는 4구간. 가로림만의 가장 깊숙한 서산시 팔봉면의 호리 일대를 지나는 코스다. 서산의 명산으로 꼽히는 팔봉산(364m)을 지나고, 고파도 가는 배가 뜨는 구도항부터 바다로 돌출된 호리 일대의 아름다운 해안가를 둘러간다. 구도항은 팔봉산 주차장을 출발 솔감 저수지, 구도항, 갯벌체험장 등을 거처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중간 쉼터 역할을 한다.

구도항 해산물식당가는 4곳으로 갱개미 무침 등 투박한 향토 맛이 나는 황해횟집(662-6069), 박속낙지 방송으로 유명한 구도횟집(662-3020), 싱싱한 해물찜이 맛있는 구도해물맛집(669-1943), 매운탕이 주 메뉴인 갯마을횟집(662-6176)이 영업중에 있다.

작고 소박한 구도항, 수산물로 번성했던 이곳이 명성을 되찾아 사람이 쉬어가는 공간, 문화, 휴양을 테마인 팔봉면의 중심에 새롭게 태어나 많은 사람이 같이 하는 공간이 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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