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사람 따라 음암면 율목리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보호하는 마을
부흥권역사업으로 미래 성장 동력 마련
방관식l승인2016.03.10l수정2016.03.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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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년간 율목리를 지켜준 느티나무, 율목리 주민들은 매년 서낭제를 지내며 느티나무 보존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음암면 율목리는 조선시대 배시동리와 목과동리로 있었고, 1895년(고정 32) 행정개편에서도 변함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배시동리와 목과동리를 합친 외에 율리와 점촌 마을의 일부를 편입해 한 동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율리에서 율자를 취하고, 목과동리에서 목자를 따서 지금의 율목리가 됐다.

북으로는 테미산(180m)에서 서남으로 월주 해나가는 성왕산맥으로 둘러싸여 동남향으로 발전된 모양을 하고 있는 마을이다.

현재는 1리와 2리로 나뉘어져 있는데 몇 해 전 부흥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대상지 포함된 후 차근차근 발전을 도모하며 더욱 더 살기 좋은 마을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옛날부터 밤이 많은 동네라 하여 밤실이란 별칭으로 불린 율목1리에는 마을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는 의미의 가운데말, 가뭄이 심해도 물이 마르지 않으며 가재가 많이 산다는 가재골, 종이를 만드는 원료인 닥나무를 재배하는 당목골, 논배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는 도랑바리마을 등 정감어린 옛 지명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중 음지편이란 곳이 있는데 1927년 간행된 서산군지에 따르면 이곳에서 만들어진 토기가 매년 춘추로 서산향교에 보내졌다고 한다.

율목2리 또한 정겨운 옛 지명이 많은데 2리 전체를 지칭하는 배시동리는 아주 먼 옛날 마을 중심부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드나들었다는 뜻에서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인근 부산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옛 이야기다. 이박에도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하여 붙여진 구억말, 규석을 캐내는 광산 덕에 얻은 흰돌산 등이 주민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율목리는 인근 부산리와 함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고 있다. 여러 개 부락이 힘을 모아야하는 사업 특성상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주민들이 끈끈한 결속력으로 난관을 극복해내 자부심 또한 높아졌다.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은 주민 삶의 질 향상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생활권이 같은 여러 개의 마을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기초생활 환경정비, 소득기반 확충, 지역역량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앞으로 장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신나는 풍물로 서낭제의 흥을 돋우고 있는 마을 주민들.

희망이 넘치는 율목리가 지난 9일에는 더욱 떠들썩했다. 매년 마을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안영을 기원하는 율목 당산수 서낭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서낭제는 고갯마루나 마을 어귀에 좌정한 서낭신을 대상으로 제액초복을 기원하는 제의를 말하는데 좁은 의미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이나 특정 기일에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의를 의미하고, 넓은 의미로는 행인들이 평소 서낭당을 지나면서 개인적으로 베푸는 일련의 주술적인 행위와 속신을 포함한다.

서낭당은 신목으로 치성을 받는 서낭나무와 잡석 형태의 돌무더기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인데 율목리의 수백 년 된 느티나무도 이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매년 율목리 주민들이 정성을 들여 지내온 서낭제가 올해로 57회를 맞이했다.

많은 서낭신 나무들이 외부로 통하는 고개와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의 느티나무도 언덕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다.

▲ 57회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율목 당산주 서낭제는 계승, 발전시켜야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지역마다 서낭제를 지내는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율목리 주민들의 정성은 과거나 현재의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자료에 따르면 율목리 느티나무는 높이 20m, 둘레 6.1m, 가슴 높이 지름 2.7m이며, 가지 길이는 남쪽으로 17.2m, 남서쪽으로 15.8m, 서쪽으로 17.2m, 북동쪽으로 13.4m, 북쪽으로 15.4m나 되는 서산지역에서 보기 힘든 큰 나무로 그 외형만으로도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 1982년 10월 나무로 지정됐고, 보호수 지정 번호는 제8-14-305호다. 이날 서낭제는 다른 때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었는데 부흥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성황제 유래비를 설립한 것이다.

▲ 이번에 새롭게 조성한 성황제 유래비.

유래비에는 수령이 700여년 된 느티나무가 매우 영험해 마을에서는 액과 질병을 막아주는 나무로 여기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과거 경인천을 이용해 이 느티나무 앞을 지나던 사람들은 이제 찾아볼 수 없지만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백 년간 마을을 지켜온 거대한 느티나무가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지켜보고 있는 율목리의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할 것이다.

 

>> 인터뷰 당산수 서낭제보존회 심걸섭 회장

“율목리 서낭제는 음암을 넘어 서산의 자랑”

율목리 서낭제의 의미는?

세상이 많이 변했어도 꼭 지켜야할 문화적인 유산이 있는데 율목리의 서낭제가 그 중 하나다. 과거 서낭제는 마을을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큰 행사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격식이나 방법 등은 조금 변했을지 몰라도 서낭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욱 높아졌다.

앞으로는 음암면의 자랑이 아닌 서산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과 노력해 나가겠다.

 

서낭제를 통한 효과가 있다면?

세상이 변하면서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밝혔듯 서낭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문화적인 의미가 강한 행사다. 또한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마을 발전을 위해 뜻을 모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껏 이어온 서낭제를 앞으로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지역에 관심을 가진 젊은 층이 있어 서낭제를 이어나가는 것이 희망적이다.

서낭제가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도 해줄 수 있다. 서낭제를 통한 문화상품도 개발도 생각해 볼만하다.

 

 


방관식  afgm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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