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굴축제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 개최

▲ 주민이 굴탑 앞에 제단을 꾸미고 굴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황해바다 석화야, 이 굴 밥 먹으러 물결 타고 모여라! 황해바다 석화야, 간월도 달빛 타고 모두 모여라!”

매년 정월 대보름날. 굴의 풍요를 위하여 마을 여성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간월도 굴부르기제가 22일 간월도 일원에서 개최됐다.

▲ 간월도 굴부르기제에 참여한 어선들, 풍어를 기원하는 오색 뱃기가 나부낀다.

‘간월도 굴부르기제’는 굴왕제 또는 군왕제라고도 불리우며, 노래가락에는 간월도가 천수만 방조제로 인해 육지가 되기 전 섬마을 아낙들의 북풍한설에도 굴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고통을 이겨낸 우리 어머니들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거주 주민 일동은 은시루 떡반으로 용왕님께 삼가기도 올리옵나이다.”

“천수만 일대 있는 굴은 간월도 굴 밭으로 다 오라.”

“도투마리 밖에 있는 굴, 죽도 밑으로 있는 굴, 천수만에 있는 굴은 간월도로 전부 오라.”

▲ 군왕제를 지내기 위하여 굴탑으로 향하는 행렬.

이렇게 선두가 선창하면 이를 따르는 아낙네들은 한목소리로 팔을 들어 손짓하며 복창을 한다. 아낙네들의 간절함은 굴부르기 군왕제 축원문에서도 볼 수 있다.

“올 해에도 정산물, 바디기, 몽대, 굼섬, 드르니, 저드래, 한바위, 수애, 어설, 남댕이, 도툼마루 밖에 있는 석화까지 모두 간월도로 모이게 하여 대풍을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두 손을 모아 축원했다. 간월도 주변에 있는 홍성군과 태안군에 있는 해안가 마을과 섬들을 열거하면서 간월도로 굴들이 모이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비는 것이다.

간월도는 대대로 갯가에 의지하여 살아온 섬마을이었다. 1980년대 초반 간척 사업으로 인해 육지와 연결되었지만, 그 전까지는 마을 앞 갯벌에서 나는 해산물이 주민들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그중에서도 굴은 간월도 주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간월도의 어리굴젓은 전국에서 이름난 특산물로 알려졌으며, 임금께 진상할 만큼 지역 특산물로 명성이 높다.

간월도 굴부르기의 유래는 분명치 않지만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최소한 100년 이전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생존해 있다면 135세 남짓 되는 할머니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예나 지금이나 간월도의 어리굴젓은 전국에서 이름난 특산물로 알려졌으며, 임금께 진상할 만큼 지역 특산물로 명성이 높다.

이 노파는 무당은 아니었지만 비손을 잘했고, 마을에서 동티가 난 사람이 있으면 동티잡이를 잘해서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 구전에 따르면 간척 사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세 곳에서 제를 지냈다. 그 장소는 부석면에서 간월도로 들어오는 초입의 장독[장뚤]과 현재 굴 탑이 서 있는 지배촌, 그리고 굴 탑 왼편의 선창가였다. 이 세 곳은 모두 굴이 자생하는 굴 밭이었다.

1993년 굴부르기제 기념탑이 건립된 뒤에는 지금처럼 굴 탑 앞에서 지낸다.

김덕환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 추진위원장은 “굴부르기제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용왕의 기운을 받아 만복이 깃들길 바란다”며 “해마다 군왕제에 참석하시는 관광객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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