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석 원장의 약차 이야기

목련은 순결한 청춘이다. 백목련의 강렬한 색과 기품 있는 자태는 매년 새로 시작하는 계절에 희망을 갖게 하는, 낮에도 환한 빛이다. 지나버린 소년시절, 목련에는 문학이 있고 또 음악이 있었다.

목련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졌다. 옥처럼 깨끗한 나무라고 옥수(玉樹), 옥 같은 꽃에 난초 같은 향기가 있다고 옥란(玉蘭), 난초같은 나무라고 목란(木蘭),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고 목련(木蓮), 꽃봉오리가 모두 북쪽을 향해서 북향화(北向花), 꽃봉오리가 붓끝을 닮아 목필(木筆)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18종의 목련과 식물이 자라는데 이 중 고유종으로는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함박꽃나무와 제주도 숲속에 사는 목련이 있다.

목련은 민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모란, 해당화와 함께 목련을 그린 그림은 ‘귀한 집안에 부귀가 가득하여라’라는 뜻을 가진다. 또 목련꽃과 바위를 그린 그림은 목련의 다른 이름인 목필화에서 필(筆)을 필(必)로 보고, 바위는 수(壽)로 보아 둘이 합하여 ‘필수(必壽)’라는 뜻으로 반드시 장수하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팔가조(八歌鳥)와 해당화, 목련을 그린 그림은 ‘귀한 집안에 효자(孝子)가 난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목련을 ‘신이(辛夷)’라고 하여 개화 되지 않은 꽃봉오리를 약으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신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맵다. 풍으로 두뇌(頭腦)가 아픈 것을 낫게 하고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얼굴이 부은 것을 낫게 하고 치통을 멋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 수염과 머리카락을 나게 한다, 얼굴에 바르는 기름을 만들면 광택이 난다.’ 고 하였다. 현대 한의학에서도 신이는 두통과 비염 등에 중요한 약으로 활용하고 있다.

목련꽃을 차에 섞어 음용하는 ‘신이차’는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다. 봄 철 바람과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러지 성 질환에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아직 피지 않은 목련 꽃 봉오리를 쓰면 좋겠지만 신이는 민간에서 쓰기엔 좀 독한 약재이다.

가정에서는 벌어지지 않은 꽃잎을 쓰는 게 무난하다. 먼저 꽃봉오리에 꿀을 조금 섞어 팬에서 꽃잎이 붉은 빛이 날 때까지 볶는다. 하루 분량으로 신이 8g에 감초 2g 정도를 함께 30분정도 끓인 후 그 물에 녹차를 우려마시면 된다. 비염이 있거나 봄 철 야외활동 후 머리가 무거울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신이는 무난한 약은 아니기 때문에 임산부는 금하여야 한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일주일 이상의 장복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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