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시인이 추천하는 티나토노트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이세욱 출판사 열린책들

현재의 삶 하나하나가 곧 미래

티나토노트는 그리스 어 thanatos(죽음)과 nautes(항해자)를 합친 말로 저승을 항해하는 자. 즉 영계 탐사자다.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얼마나 억겁의 세월동안 죽음을 반복하며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삶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는 자신을 뒤돌아 본다.

“나는 가끔씩 우리 애들한테 그런 얘기 해줘요. 돈 많이 벌어 좋은 집 살려고 하지 말고 주위에 좋은 사람 많이 사귀고 따뜻한 사람으로 살라고.”

김영선 시인은 독거노인을 돌보는 사회복지사 일을 하고 있다.

“내 직업이 좋은 건가요. 갈라진 논바닥 같은 얼굴에서도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고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분들을 만나며 배운 게 많지요. 옛날 배움의 기회조차 없던 시절을 보낸 그 분들에게 아마도 인생 자체가 공부였지 싶네요.”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집착과 애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고자 한다. 그녀가 그렇다.

그녀의 시 속에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는 감추어진 꿈이 녹아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언제나 ‘자유새’를 노래한다.

“논두렁에 세워놓은 지게를 평생 친구로 삼고 살았다던 할아버지. 하루에 두 끼는 막걸리로 사셨던, 누렁이와 함께 사셨던 할아버지께서 지난겨울 돌아가셨어요.”

그녀가 직업으로 택한 복지사 일은 홀로 사는 노인들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이별이 항상 상존한다. 가슴 아파하고, 눈물이 많은 그녀의 경험은 한 줄 한 줄 글로 새겨지지만 세상사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

집 떠난 자식들이 부모를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하지만 도회지 삶이란 것이 어찌 그리 만만할 수 있을까. 손주들이나 잘 챙기고 있는지 오히려 자식 걱정에 눈물 훔치는 노인들 맘을 모르지 않는다.

그녀는 선행은 복을 부르고 악행은 화를 부른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기복신앙은 아니다. 그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인간의 행동은 상황에 따라 빛과 어둠을 행동할 뿐, 빛도 자신이요 어둠도 자신이다. 우리는 선과 악, 빛과 어둠의 역할을 하면서 의식을 완성해 나간다”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녀는 현재의 삶 하나하나가 곧 미래이며, 그 미래는 죽음 너머까지 연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업이 이래서 생활이 어렵고 외롭게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순수한 삶을 곁에서 보게 됩니다. 어떤 때는 그들이 어느 대학박사들보다 더 훌륭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런 그녀가 추천하는 ‘티나토노트’ 읽어 보기를 권한다. 박두웅 기자 simin1178@naver.com

 

읽은이가 밑줄 친 구절

 

태초부터 선은 악과, 아름다움은 추함과, 진실은 거짓과, 양은 음과 투쟁해 왔습니다. 지식과 진보는 언제나 바로 그 끊임없는 대립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어느 한쪽이 없으면 다른 쪽도 온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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