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최초 재배성공, 비누 생산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
“결정의 순간 두려워 말고 새로운 도전 선택”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갈린다. 이번호에서 만난 마영식(66)씨도 평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섰었고, 결국 농촌과 농업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는 서산으로 내려와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스플랜트라는 새로운 작물 재배로 우리 농촌에 활기찬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만났다.

▲ 완성된 아이스플랜트 비누를 보여주는 마영식 씨, 자르기만 하면 우리가 쓰는 비누가 된다.

대기업 직원에서 풍란 재배자로

그는 애당초 농업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으로 과거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가 터지기 전까지는 별다른 고민 없는 평탄한 삶을 이어왔다.

그러나 IMF가 몰고 온 칼바람은 그를 명예퇴직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그때부터 고민과 결정의 순간이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터전에서 떠나야했고, 저도 그 중 한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내가 먼저 풍란재배를 공부한 까닭에 남들 보다는 쉽게 제2의 목표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농사꾼으로 변신한 것이죠”

▲ 아이스플랜트는 높은 효능으로 여러 가지 음식에 유용하게 쓰인다.

40대 후반이란 늦은 나이에 시작한 풍란 재배였지만 열심히 노력한 탓에 그는 고양시에서 탄탄한 풍란 농원을 운영하며 성공적인 인생2막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공을 바탕으로 10여 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음암면으로 귀촌해 풍란재배를 이어갔다.

하지만 풍란재배도 곧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다. 호황을 누렸던 초창기에 비해 면세유 가격 인상에 시장 축소 등 많은 어려움이 닥친 것이다. 그러나 그는 20여 년 전 그랬듯 주저 없이 또 다른 결정을 내렸다. 과감하게 품종을 변경한 것이다.

▲ 아이스플랜트의 하얀 결정체가 블래더 세포로 많은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와 아이스플랜트라는 생소한 작물과의 첫 만남은 시작됐고, 그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아이스플랜트로 문을 연 인생3막

얼마 전부터 아이스플랜트는 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아프리카 서편에 위치한 극한의 땅으로 불리는 나미브 사막이 원산지로 알려진 아이스플랜트는 사막에서도 끄떡없는 강한 생명력으로 인기가 높지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물이 아니다. 2년 전 새롭게 재배에 도전했을 때에는 충남에서 한 농가만이 재배를 하고 있었고, 지금도 마영식 씨를 포함해 두 농가만이 재배하고 있는 귀한 몸이다.

뛰어난 재배기술로 풍란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그에게도 아이스플랜트와의 첫 대면은 쉽지 않았다.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전무했어요. 초창기에는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생소해 할 만큼 낯 설은 작물이었죠. 직접 기술을 찾아보고, 하나하나 실험해 가면서 답을 찾느라 힘들었지만 풍란재배도 그랬듯 농업은 노력한 만큼 보답을 해줬습니다”

그동안 몸에 익힌 풍란 배양기술을 바탕으로 서산지역에서는 최초로 지난해 1월 아이스플랜트 재배에 성공한 그는 아이스플랜트 판매뿐만 아니라 이를 6차산업에 접목시켜 비누와 쌀국수, 냉면 등 다양한 부가생산품으로 변형해 판매할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다.

▲ 전국 최초로 시판되고 있는 아이스플랜트 비누 ‘파머 인 메이’

이미 국내 최초의 아이스플랜트 비누는 옥션과 G마켓 등 인터넷을 통해 ‘파머스 인 메이(5월의 농부)’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판매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특허도 받을 예정이다.

현재 그의 비누는 스킨케어 팩 제품으로 팔리고 있는데 블래더 세포의 항균 작용과 식물에 포함된 비타민, 미네랄 등의 유익한 성분이 세포자생력과 피부 보호막 강화 등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마영식 씨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인기만큼이나 자신의 비누에 대한 긍지가 높았다.

“화학성분은 쓰지 않았고, 아이스플랜트 추출액과 건조분말을 주재료로 바오밥나무 추출물, 망고 시드버터, 프로폴리스 등 천연성분 만을 사용했기에 품질은 어느 비누와 비교해도 자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비누로 만들어 가야죠”

자신을 비롯한 가족, 그리고 주변 지인들을 통한 임상실험(?)에서 풀독과 여드름치료, 폼 클렌징 효과 등 무수히 많은 호평을 받은 그는 얼마 전 부터 OEM생산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 양평의 비누전문회사에서 제조법을 배우고, 관련 공부를 한 탓에 이제는 더 훌륭한 비누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 아이스플랜트 비누는 다른 비누와 달리 녹색 거품이 난다. 아이스플랜트 분말이 많이 함유됐기 때문이다.

아이스플랜트로 인생3막을 살고 있다는 그는 향후 면세점 진출 등 아이스플랜트 비누를 통해 농촌의 변신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혹시나 주저하고 있을지도 모를 많은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물론 새로운 도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결정하고 도전해야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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