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고물상 세제혜택 축소 등 악재 연이어

▲ 폐지 가격 하락으로 저소득층 노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폐지 가격이 계속 하락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속한 노인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궁핍해 지고 있다.

(사)한국자원재활용협회 서산지부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 kg당 180~200원하던 폐지가격이 현재는 반 토막 보다도 못한 70~90원대로 떨어져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의 수입 또한 절반으로 줄었다. 고철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해 500원하던 가격이 150원대로 하락했다.

노인들이 하루 종일 손수레를 끌고 열심히 폐지를 수집해도 60kg을 모으기 힘든 상황을 가만하면 하루벌이로 5천원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 고물상 관계자의 의견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폐지, 고철 수집에 빈곤층 노인뿐 아니라 은행이자 하락으로 생활비가 줄어든 예금생활자와 뚜렷한 소득원이 없는 중장년층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져 수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기한파가 주된 원인이기는 하지만 고물상에 대한 세금공제가 줄어든 것도 무시 못 할 이유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정부가 고물상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한 후 재활용수거업체들은 단가를 낮게 책정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지만 서산지역에서도 문을 닫는 고물상이 속출할 만큼 경영이 악화됐고, 이런 상황이 그대로 저소득노인들의 수입과 직결되고 있다.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50‧동문동)씨는 “옛날에는 주변의 이목이 있어서 폐지 모으는 것을 꺼려했었는데 요즘은 경기가 얼마나 나빠졌는지 보기에는 멀쩡한 분들도 폐지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폐지 가격이 워낙 떨어진데다 수수료까지 제하면 노인들에 돌아가는 돈은 정말 쥐꼬리 만해 미안함 마음도 있지만 고물상도 워낙 마진이 없어 어떻게 해줄 도리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폐지를 모으고 있다는 이 모(75‧남)씨는 “그동안은 시에서 받는 지원금과 폐지를 팔은 돈으로 이럭저럭 살만했는데 몇 년 사이 가격이 워낙 떨어져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고물상들이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폐지를 팔 때마다 정부 욕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폐지를 모으고 있는 노인층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거동이 가능한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372명의 노인 중 상당수가 폐지를 주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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