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재 서산시의회의장

우리나라 최초 공항은 김포공항일까? 뜻밖에도 한반도 처음 공항은 섬에 위치했다. 적어도 필자의 기억으로는 그곳은 열정이 묻어난 곳이었다. 높게 솟은 한 쌍의 빌딩 아래, 드넓게 펼쳐진 광장과 그러한 광장을 꼼꼼히 메운 사람들, 그리고 아스팔트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그랬다.

여의도, 우리나라 최초 공항이 위치했던 곳. 1916년 이곳에 일제에 의해 간이 비행장이 건설됐고, 그 후 1924년 군과 민간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항으로 운영됐다.

한국전쟁 후 1953년 국제공항으로 승격하지만 잦은 홍수로 민간 항공 업무는 김포공항으로 이전되고 여의도 공항은 1971년 폐쇄된다.

1916년 최초 비행장 건설 후 100년이 지났다. 하늘은 그대로인데 100년 전 한국과 지금의 대한민국. 그 품격과 위상이 세계를 놀라게 한다.

국제공항 8곳, 국내공항 7곳으로 총 15개의 공항 노선이 국내외를 촘촘히 에워싸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탑(top)을 자부하는 공항이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세계에 알리고 있다.

비행기의 이착륙지인 공항은 이렇게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통해 문화와 경제를 나르는 열정이 깃든 출발지이며 종착지다.

서산시에 환영할 만 한 일, 서산 민항 유치 타당성 조사.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연구 공청회에서 ‘서산 군용비행장(제20비 전투비행장)에 민항 유치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산 민항 유치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항개발은 5년 단위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해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국토부는 서산 민항 건설이 포함된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내달 확정 짓고 본격 추진하게 된다.

충남에도 과연 하늘길이 열릴 것인가, 비상(飛上)의 날개를 품은 곳. 그곳은 문화의 숨결이 깃들고 충남 경제성장의 동력이 자라난 곳, 바로 서산이다.

개발 논리는 선명하다. 첫째가 중국의 존재감이다. 중국, 세계 경제의 2인자로 우뚝 선 나라. 우리에게 있어 중국은 매력적인 국가임이 틀림없다.

중국과 최단거리에 놓인 서산. 서산의 지리적 여건만 보더라도 민항유치 경쟁도시보다 높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욱이 서산 비행장 면적은 김포공항보다 크고, 기존 활주로를 이용해 투자 대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한다.

둘째는 당위성이다. 전국 유일의 공항 미 개설 지역이 충남이다. 수요도 충분하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서산비행장 민항유치를 위한 항공사 초청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서산 민항유치 시 국내선이 47만 명, 국제선이 11만 명으로 5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예측이 확신을 불러오기까지는 명확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명확성이 때로는 상황적 반전을 만들기도 한다. 충남도와 서산시, 그리고 서산시의회가 서산 민항 확정이 있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관광수요를 흡수할 우수한 백제 문화의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충남 서북부 산업이 곧 국가발전 기여도를 높인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와 설득. 여기에 서산 시민의 진정성을 곁들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전략적 접근은 아마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진정성은 관심이다. 내 일도 아니고 네 일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일, 그렇기에 관심이 필요하다. 경제성(효과성), 당위성, 명확성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충남권 최초의 공항, 서산 공항. 앞으로 충남도와 서산시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정성을 쏟느냐, 그리고 충남도민 모두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가 국내 16번째 공항의 이름을 결정짓는다.

1916년. 대한민국 최초의 간이 비행장 건설, 그 후 100년이 지난 2016년. 서산 공항의 밑그림을 그릴 단초를 100년 만에 마련했다. 필자만의 흐뭇한 상상이 아니다. 서산시의회 의원을 비롯해 17만여 서산 시민, 그리고 213만 충남인 모두의 기분 좋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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