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부석사로 돌아와야 한다!”

몇 해 전 높이 50.5㎝, 무게 38.6㎏의 조그마한 불상(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과거 일본이 약탈해간 불상이 수백 년 만에 절도범에 의해 이 땅으로 돌아온 기구한 운명도 이목을 끌었지만 서산사람들에게는 이 불상의 고향이 바로 부석면의 부석사라는 것이 큰 충격이었다. 그 후 서산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불상을 지켜야 한다는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지만 아직도 이 불상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의 어둠 속에 갇혀있다. 이번호에는 초창기부터 불상제자리 봉안운동에 적극 참여해온 유해중(인지‧부석‧팔봉)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시의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부석사 봉안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는 불상이 돌아온 지 3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제자리를 찾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반성하며 실질적인 점유권 확보와 불상의 부석사 봉안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현재 불상의 상태는?

3년이 지난 지금도 한‧일 정부는 수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013년 대전지방법원이 대마도 관음사가 불상의 정당한 취득경로를 밝히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반환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재까지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중이다. 이는 성명서에서도 밝혔듯 정당한 소장경위에 대한 근거를 내놓지 않으면 돌려줄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처분 신청을 한지 3년이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3년이 지나면 가처분 신청의 효력이 풀리는 줄 아는데 논쟁을 벌이고 있는 한‧일 양국 누군가가 취소소송을 해야만 가처분 효력이 사라진다. 양국 모두 법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 그 누구도 섣불리 덤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동안은 이런 상태가 유지되리라고 본다.

 

일본 현지의 반응은 어떤가?

지난해 7월 대마도 관음사를 방문했으나 현지의 분위기는 일본 정부의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국보급이 아니어서 그런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에 대한 애착이나 다시 찾겠다는 의지가 서산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관음사 앞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서산 부석사가 아니라 영주 부석사에서 온 것으로 잘못 기록돼 있는데 어찌됐든 한국의 불상이라는 점은 확실한 셈이다.

 

앞으로의 대응책은?

법적인 문제는 사안대로 진행하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적, 외교적인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환수국제연대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불상을 부석사로 봉안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관계기관에서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입장인데 일단 보관시설이 잘 갖춰진 수덕사 박물관에 전시했다가 부석사에 안전장치를 마련 후 옮겨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부석지역의 민심은 어떠한가?

불상을 부석사로 봉안해야한다는 공감대는 전체적으로 형성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마도에 있는 조선인 귀 무덤도 불상과 연계해 여건이 허락되면 옮겨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약탈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가야만 했던 불상을 봉안하고, 더불어 선조들의 귀 무덤도 옮겨와 부석에서 위령제를 지낸다면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 가졌던 관심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불상을 한국이 보관하고 있지만 국제정치의 역학구도에 따라 상황이 언제 급변할지 모른다.

서산시와 시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나설 때 하루라도 더 빨리 불상이 부석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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