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위 추진위원장 신현웅

지난달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마침내 그 합의안이 발표되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들은 광복 70년을 며칠 남기지 않고 열린 이번 회담이 올바르고 조속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이르기를 간절히 염원해왔다. 특히나 생존하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누구보다도 학수고대 하셨을 것이다.

처음 뉴스를 보고 본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말에 참으로 기쁜 소식이라고 생각했을것이다.

금번 회담 발표에 따르면 첫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과 둘째, 아베 총리의 내각총리로서의 사과 표명, 셋째, 한국정부가 설립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에 일본정부가 자금을 일괄 거출하고 이후 양국이 협력하여 사업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금번 한일간 합의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온 국민들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한일합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금번 합의의 문제점은 이렇다.

첫째, 일본정부의 전쟁범죄 인정은 없었다. 일본정부는 위안부문제를 전쟁범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군이 관여했다”는 말로 모호하게 표현했다. 핵심은 일본이 강제로 위안부를 끌고 가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주체가 일본정부라는 것이다

둘째, 일본의 ‘범죄행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아베 총리가 일본정부를 대표해 내각총리로서 직접 사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독사과’에 그쳤고, 사과의 대상도 너무나 모호해서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셋째, 일본의 ‘국가배상’이 없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재단을 한국정부가 만들고 일본정부가 10억엔(한화97억원)상당의 돈을 내기로 했다. 협상직후에 “국가배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일본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배상도 없는 것이다. 재단을 한국정부가 만들게 되면서 일본은 완전히 법적책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넷째, 이번 협상의 결론중 하나는 ‘불가역성’이다. 더 이상 이 문제를 서로간에, 국제사회에서 거론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제 일본 관료의 망언이 나와도 외교 문제로 제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의 한일협정에서 ‘청구권 소멸’에 동의하면서 일본의 조선전쟁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마지막으로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의나 이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고의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 협상이 말이 되는가?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한국정부가 회담에 임하면서 내건 약속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을 확인하고,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평화비에 대해 공관의 안녕과 위엄의 유지를 위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이나 비판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정부의 외교 행태는 가히 굴욕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임하면서 평화비 철거라는 어이없는 조건을 내걸어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 일본정부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인 것도 모자라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겠다는 한국정부의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

그러하기에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단체들, 그리고 국민들이 울분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서산평화의 소녀상을 서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건립했다. 서산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금모금에 감사드리며 이번 한일외무장관회담 합의 문제점에도 많은 관심를 부탁드린다. 무엇보다 회담 철회와 평화의 소녀상 지키는 활동에도 서산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