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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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을’의 눈물
  • 서산시대
  • 승인 2015.04.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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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례 한샘어린이집 원장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보통 하루 12시간 이상 아이들을 돌본다. 아침 7시께 출근해 저녁 6시까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아이들을 보살핀다.

대개 3~4살 아이들을 집 앞에서 태워오고 집에 데려다주는 등·하원 차량에 탑승하는 날엔 앞뒤로 한 시간씩 근무시간이 늘어나기도 한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평가인증 준비나 토요일에 열리는 어린이집 행사를 준비할 때면 밤늦게까지 일한다. 온종일 아이들을 안아주고 달래느라 무릎·허리가 안 좋아지고, 간혹 울며 보채는 아이들 때문에,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아이들이 다칠까봐 화장실도 마음 놓고 가지 못한다.

점심시간이라고 해도 애들 급식지도를 하다 보면 그야말로 밥이 입에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몸이 아파도 밤늦게까지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어 병원도 제때 가지 못한다.

그런데도 월급은 형편없다. 정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민간 가정어린이집 교사들의 평균 임금은 130만원에 불과 하다. 점심시간 1시간 사용은 꿈도 꿀 수 없다. 비슷한 일을 하는 유치원 교사들은 하루 8시간 근무에 월 평균 217만원을 받는 것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수년 간 일한 경력치곤 초라하기 짝이 없다.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마찬가지다. 임금이 워낙 적어 유아교육과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보육교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적다. 젊은 보육교사들이 견디지 못해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 원장이 월급을 주는 민간 어린이집과 달리 정부 예산에서 월급이 나오는 국 ·공립 어린이집은 그나마 급여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그 배경을 보면 ‘표준보육비용’을 지키지 않는 정부의 저가 보육정책이 문제다. 정부는 어린이집에서 아동 한 명을 보육하는데 드는 비용을 공식적으로 조사해 ‘표준보육비용’으로 발표했다. 자료에는 교사에게 최소 호봉인 1호봉(147만원)을 지급하려면 만 4~5세 기준 33만원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을 핑계로 표준보육비용보다 11만원이 적은 22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보육교사협의회 등이 그동안 국·공립 어린이집 전면 확충을 통한 보육 공공성 실현과 1인당 아동 수를 줄이기 위한 보육인력 충원,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 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거의 아랑곳 하지 않았다.

지금의 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과 공공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구조다. 거기다가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으로 같은 유아교육을 담당하면서도 시스템이나 운영주체와 감독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다 보니 해법도 일관성을 갖기 어렵거니와 문제는 민간어린이집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로 인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생각해보면 어린이집 운영의 실체는 보육교사들이다.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임금격차는 당국이 조속히 해소해야 될 아주 시급한 일이다. 보육교사들은 어린 아이들의 엄마가 할 일을 어린이집에서 대신 하는 ‘제2의 엄마’들이다. 정부는 물론 모든 가정에서도 보육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1일 12시간의 휴식 없는 고강도 노동, 월평균 130만원의 매우 낮은 급여, 아동학대의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감시와 처벌강화 정책 등 모든 것이 교사의 자긍심과 사기진작과는 동 떨어진 정책이다.

이토록 척박한 보육교사의 근무여건 임에도 근본적인 처우개선 대책 없이, 좋은 교사를 원하는 것은 염치없는 생각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보육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보육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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