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숙 시인이 추천하는 바다의 기별 저자 김훈 출판사 생각의 나무

여백(餘白)있는 삶이 좋아

 

“함축된 언어와 함께 의도적 공백이 시를 채울 때, 시가 하나의 우주적 존재로 격상될 수 있음을...(중략)...여백(餘白)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생을 구가하는 길이 될 것 같다.”(문학마을 신인상 심사위원 한병호․이영춘․조완호 심사평에서)

2011년 문학마을 신인상 수상에 오른 그녀의 작품에서 심사위원들은  여백(餘白)을 보았다.

“나는 사상․철학 서적처럼 논리보다 현상을 묘사하는 글들을 좋아해요. 한 현상을 작가는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궁금해 하죠. 김훈 소설가의 작품은 단문과 단문 속에 놓인 여백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어서 좋아요.”

이혜숙 시인은 [칼의 노래], [화장], [언니의 폐경], [남한산성] 등으로 유명한 우리 시대의 대표 소설가 김훈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에세이로는 [바다의 기별] 등이 있다.

이렇듯 자신의 작품세계에서나 좋아하는 글, 삶에서도 그녀는 여백을 중시한다. 과연 그녀에게 있어 여백이란 어떤 것일까?

올해로 결혼생활 40년. 남편은 수의사이면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인 김신환 동물병원장이다. 지난 40년의 세월처럼 올해도 변함없이 겨울 흑두루미 모니터링과 먹이 나누기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천수만에서 살다시피 하는 남편에 대해 그녀의 생각은 어떨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회에 한 밀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 남편 김신환 원장을 존중해요.” 보통 부부간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하는 남편에게 서운도 할 만한데 그녀는 전혀 달랐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부부간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세팅되었다고 할까요.” 서울대교구 가톨릭학생회 거제도 하계봉사 활동에서 김신환 원장을 처음 만난이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된 그녀는 김신환 원장의 여백(餘白)있는 삶을 좋아한다. 그녀는 ‘타인에게 도움이 안 될지언정 걸림돌은 되지 말자’는 소박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도 않지만 부를 쌓아 놓으려는 욕심도 없다.

“아마 벌어 놓은 돈이 많았으면 그만큼 나누었겠죠.” 

이기심, 부에 대한 욕망, 무언가 쌓아 놓으려는 집착이 없다. 그녀가 그려가는 삶의 여백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그녀는 요즘 대한민국 모습에 대해 ‘가슴 아픈 사회’라 진단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좀 더 좋은 사회,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 작은 실천도 함께 한다. 뜻있는 분들과 함께 무지개바구니 모임을 만들어 몽골 어린이를 수년째 돕고 있다. 또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매달 후원금을 전달한다. 모두 그림자처럼 조용한 활동이다.  

대화를 하는 동안 그녀는 수묵화를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수묵화에는 화려한 색채가 없다. 모든 색의 종착점이며 출발점이기도 한 먹으로(검정) 그린다. 하늘과 바다는 여백으로 그린다. 그럼에도 수묵화에는 파란 하늘이 있고 봄의 향연을 알리는 꽃향기가 있고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있다. 여백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 김훈 작가의 책중 굳이 책 한 권을 추천한다면 작가 김훈의 내면세계와 삶의 모습 그리고 그가 살아온 시대와 가족 이야기를 소개한 에세이집『바다의 기별』을 추천했다. 

 

읽은이가 밑줄 친 구절

 

삶은 살아 있는 동안만의 삶일 뿐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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