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인권연대 첫 '풀뿌리 인권상' 받은 신춘희 씨

▲ 대전충남인권연대가 주는 제 1회 '풀뿌리 인권상'을 수상한 신춘희 씨

대전충남인권연대는 지난 10일 오후 7시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가진 송년회에서 제1회 '풀뿌리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첫 '풀뿌리인권상'은 신춘희 씨에게 수여됐다. 신 씨는 자신이 겪은 인권침해 사례를 알려 지역 인권실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그는 지난 7월, 자신이 일했던 노동인권단체 상급자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비인권적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노동인권단체 상급자의 인권 지수를 문제 삼은 일로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이 일로 가해자가 파면되고 해당 노동인권상담센터는 폐쇄됐다. 또 향후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신 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인권단체 활동가의 그늘진 일을 덮어야 하나, 드러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공론화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인권모임인 (가칭)'꿈틀'을 발족시키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소개했다.

심규상 기자

 

다음은 이날 신 씨와 가진 일문일답.

 

- 대전충남인권연대가 주는 '풀뿌리 인권상' 첫 수상자가 됐다. 소감은?

"대전충남인권연대 힘이 컸다. 합리적, 객관적으로 조사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줬다. 여기에 더해 상까지 줘 감사할 뿐이다."

 

- 노동인권단체에서 상근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경력이 단절된 주부였다. 이번 일을 극복하는데 대학 시절 학생회에서 토론하면서 활동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 이번 일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공론화하는 것 자체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 인권단체 활동가의 그늘진 일을 덮어야 하나, 드러내야 하나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지역 내 하나밖에 없는 인권 단체 활동가의 속내를 드러낼 경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민들의 마지막 호소할 곳을 빼앗아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힘들었다. 남편은 '그냥 덮었다가 다른 여직원이 더 큰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게 되면 양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남편의 말에 용기를 냈다."

 

- 후회하지는 않나?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해당 단체는 독단적으로 운영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제대로 된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건 이후 매주 지역 사람들이 모여 인권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있다고 들었다.

"2년 전에 자치단체에서 인권조례를 제정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하지만 조례만 있고 아무런 활동이 없었다. 시청에 조례에 맞게 인권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여러 사람이 매주 모여 인권에 대한 영화를 보고 토론도 하고 있다. 이달 중 인권 강연도 준비 중이다."

 

- 향후 계획은?

"인권침해를 당하면서도 갈 곳 없는 시민들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늘 남아 있다. 그래서 내년 상반기 중 인권모임인 (가칭)'꿈틀'을 발족시키려고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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