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민원인에게 힐링 주는 어엿한 직원

▲ 지곡면사무소 고 주사와 김원정 주무관의 다정한 모습.

지곡면사무소에는 정원 외 근무자가 하나 더 있다. 근무한지 1년 가까이 됐고, 고 주사라는 어엿한 직책도 있지만 정식 직원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도 근무시간도 자기마음대로인 막가파다.

고 주사의 정체는 암고양이. 11개월 전 배고픔으로 죽어가던 새끼를 한 직원이 데리고 오면서 인연이 시작됐다고.

고 주사가 지곡면사무소에 정을 붙이고 눌러앉게 된 데는 고양이 아빠로 불리는 김원정(35)주무관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다른 직원들도 고 주사를 예뻐했지만 평상시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어 했던 김 주무관은 사비를 들여 중성화 수술까지 시키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행정당국의 집중보호(?)를 받은 덕에 건강을 되찾은 고 주사는 지금은 지곡면사무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사무실에 전용 좌석도 마련해 놓고 민원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순한 성격 탓에 어르신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고 주사는 이제는 간단한 의사소통까지 가능한 경지에 이르렀다.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이일 저일 간섭하다 싫증이 나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 앞에서 야옹거리고, 아빠를 비롯한 삼촌, 언니, 오빠들이 보고 싶어지면 다시 문 앞으로 와 야옹거리며 신호를 한다는 것.

개중에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지만 워낙 붙임성 좋은 고 주사는 직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지곡면 마스코트로 무럭무럭 커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귀엽다고 이사람 저사람 먹이를 주다보니 아직 시집도 안간 처녀가 임산 한 것 아니냐는 충격적인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러나 비록 몸매는 망가졌어도 김 주무관을 비롯한 직원들은 피곤하고 지칠 때마다 옆으로 다가와 애교를 떠는 고 주사가 예뻐 죽겠다는 표정이다.

고양이 아빠 김원정 주무관은 “딴 곳으로 자리를 옮겨 지곡면에서 키워줄 사람이 없으면 집으로라도 데려갈 계획”이라며 “살 좀 빼서 건강한 상태로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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