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 잡고 다녔던 그 시절 그 시장이 그립다”
상태바
“어머니 손 잡고 다녔던 그 시절 그 시장이 그립다”
  • 김영선 기자
  • 승인 2022.01.26 0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산동부시장 구정맞이 ‘옛것이 그리운 풍경들’
동부시장 설맞이 풍경
동부시장 설맞이 풍경
동부시장 설맞이 현수막
동부시장 설맞이 현수막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는 2022년 구정. 최대 명절 구정을 앞둔 서산동부시장풍경은 어떨까. 한숨만 푹푹 쉰다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에 걱정 반, 우려 반으로 걸음을 재촉한 동부시장 풍경은 다행히 명절 분위기다.

옛날부터 명절이 다가오면 이발소와 떡집이 붐빈다고 했던가. 깔끔하게 단장을 하고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는 것이 조상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열흘 정도 남은 구정을 앞두고 시장 이발소는 붐비고 있었다.

이발소 안 풍경은 어느 경로당과 흡사하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자식자랑에 어르신들 웃음소리가 간간히 새어 나온다.

내일이면 가격이 더 올라요. 미리미리 설 준비하셔유~~~.” 수산물 가게 사장님의 호객 솜씨가 여간 아니다.

깐굴 1Kg에 얼마래유~?”

오늘은 25천 원, 내일은 3만 원 갈규~~~” 넉살도 좋다.

충청 서부권 최대 어시장인 동부시장 수산물 코너. 수산물 가게마다 금방 바다에서 들어 온 싱싱한 생선들이 가득하다. 명절답게 동부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생선은 꽃게와 굴이다.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지방은 떡국에 소고기 대신 굴을 넣어 먹는다. 여기에 밥도둑 게장은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인기다.

구정이 가까울수록 손님이 늘고 있다는 상인들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오랜만의 대목장사다.

동부시장 설맞이 이모저모
동부시장 설맞이 이모저모

붐비는 어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며 사람사는 세상을 실감했다. 수산물시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건어물 시장도 손님이 제법 많다. 요즘 선물용 택배로 건어물이나, , 감태가 인기란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시장하다. 오랜만에 동부시장에서 꽤 이름이 난 맛난 호떡집과 옛날 빵집에 들렸다. 가끔씩 찾아갈 때마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살 수 있었던 대박 호떡집이다. 방송국에서 촬영해갔던 동부시장 명물 그곳이다.

동부시장안 풍경
동부시장안 풍경

하지만 손님이 없이 한가했다. 의아해서 왠일인가 물었더니, 호떡집 아주머니 왈. “대목에 호떡 사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 대목이 끝나면 바쁠 겨~~~”

먹을 것이 넘치는 명절엔 호떡이 찬밥 신세였다니...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아주머니 사진 찍게 호떡 뒤집는 것 좀 보여 주세요?”

아직 뚜껑 열 때 안됐는 디, 지금 뚜껑을 열면 내 호떡은 어쪄~~~~. 좀 기달려~~~.”

내 호떡이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자식같은 호떡인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한참이나 기다린 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옛날 빵집 할머니는 구정 상품으로 한과를 손수 만들어 팔고 계셨다.

할머니~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슈~?”

나 얼마 안 먹었어~. 아직 젊으니께 이렇게 빵도 만들잖어~”

구십이 거의 다 되셨다고 들었는데, 연세에 비해 무척 건강해 보이셨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먹음직스런 찐빵이 큰 사과만 하다.

한 개에 얼마에유~?”

천원 밖에 안 해~” 손가락 한 개를 세우신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맛있는 빵 오래오래 만들어 달라고 새해 인사를 드렸다.

동부시장 안 수신떡집
동부시장 안 수신떡집
동부시장 설맞이 이모저모
동부시장 설맞이 이모저모
동부시장 떡 방앗간(수신떡집)
동부시장 떡 방앗간(수신떡집)

명절 떡 방앗간은 1년중 가장 바쁜 때이다. 역시 동부시장 떡집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좌대에는 분홍, 초록, 온갖 색깔로 예쁘게 포장된 떡 종류도 많다. 떡국으로 쓰일 가래떡도 수북하게 쌓여 있다. 요즘은 조금씩 소포장으로 구입하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돌아 나오는 길. 올해 추위 때문인지 옷 가게에도 알록달록 예쁜 옷들이 진열되어 있고, 양말, 신발 가게 앞에도 예쁜 상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명절이면 예쁜 옷과 신발을 사 주셨던 어머니가 그리워졌다. 올 설날엔 어머니 생각에 손자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안되는데...어머니 손 잡고 다녔던 그 시절 그 시장이 그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