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최태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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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최태환 회장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2.01.25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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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같은 업체들은 갑을병정에도 속하지 못합니다”

길동무가 좋으면 길도 가깝다...현장에도 새봄이 찾아왔으면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최태환 회장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최태환 회장

글을 열며

겨울 한파가 매섭도록 볼을 후볐던 어느날, 지나는 차장 너머로 한 장의 현수막이 길거리에 붙어 있었다. ‘떼인 돈 받아 드립니다’.

평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그날만은 굳이 유리창을 내려 한참 동안 현수막을 바라봤다. 이 추운 겨울날 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 것이며, 그 가족들의 삶은 또 어떨까.

거래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약속이다. 기업에는 채권이 존재하고 크든 작든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외상거래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련의 것들이 녹록지 않을 때 일이 생긴다. 현실의 벽은 거대한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하다. 깨진 신뢰 앞에서 법적 소송은 결국 금전적인 것보다 돈 잃고 사람 잃는 꼴이 되어 버린다.

겨울답지 않게 날이 제법 풀린 22, 들어오지 않는 미수금 앞에 냉가슴 앓듯 속앓이만 했던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최태환 회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갑을병정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저희 같은 업체들입니다. 미수금을 떠안는 쪽이 어딘지 보면 아시잖아요(웃음). 못 받는 금액이 아무리 많아도 딸린 직원들 임금은 꼬박꼬박 제날짜에 나가야 업무 마비가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그래서 만든 것이 협의회였고, 서산시와 서산시의회가 공동으로 나서주셔서 미불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공사대금 미지급사태는 끝나지 않은 고리입니다. 남들은 새해다 구정이다 즐거워들 하시지만 정작 저희는 여전히 시린 겨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올해는 이 숙제가 원만히 해결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맹정호 서산시장과 간담회
맹정호 서산시장과 간담회

Q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 협의회는 지난해에 만들어진 단체로 현재 48개 회원사가 가입되어 있다. 주요 업종으로는 공구상사, 가설재. 컨테이너. 발전기, 용접기 등 약 17개 업종의 종사자들이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다.

만들게 된 계기도 있었다. 지난해 미수금 문제로 운영상에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었다. 이때 서산시의회 이수의 부의장님이자 대산공단 환경특위 위원장님께서 소상공인협의회를 만들어 공동 대응을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주셨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0개 사가 모여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를 만들게 됐다. 현재는 48개사 회원으로 늘어났고 사무실도 개소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산시의회 대산공단특위-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와 간담회
‘서산시의회 대산공단특위-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와 간담회

Q 지난해 대금 미수 등 피해에 대해 공동 대응 사태로 협의회가 구성됐다. 협의체 구성 후 활동 사항에 대해 말씀해 달라?

협의회 구성의 시발점은 2020년 대산파워 건설 현장 미수건 발생 때였다. 18개 지역업체 피해 소식을 전해 들은 서산시의회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이수의 위원장과 4분의 의원님, 안효돈 산업건설위원장이 건축과와 기업지원과 과장을 입회시킨 가운데 피해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정말 많은 분이 신경을 써 주신 덕분에 EPC사인 SGC 이테크건설에 업체등록을 한 후 현금으로 직접 받게 되어 가슴앓이했던 숙제가 시원하게 풀렸다.

2021년 현대케미칼 증설현장에서 2차 미수 건이 발생했다. 서산시의회 대산공단 환경안전대책특별위원회와 우리 협의회가 지난해 1217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서산시의회 대산공단 환경특위 의원 다섯 분의 의원님들과 안효돈 산업건설위원장께서 현대케미칼에 직접 방문하여 빠른 해결을 부탁했다. 맹정호 시장님의 도움도 큰 역할이 됐다. 그 결과 방문한 다음 날 9월분, 한 달 후에 10월분 미수금 54천만 원을 받게 됐다.

협의체 구성이 우리에게는 동아줄과 같은 존재다.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서산시와 의회, 대산 거주 단체장들을 차례차례 만나 간담회를 가졌고, 그곳에서 협의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세세하게 말씀드리는 일을 해나갔다. 많은 분의 응원 메시지가 가슴을 뜨겁게 했다.

Q 대산공단 대기업 등과 사업을 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갑을 관계에 따른 애로사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점들이 있는지?

협의회 회원사들은 전부 대기업의 증설이나 T/A가 있어야 매출을 올리는 구조로 되어있다. 흔히 말하는 낙수 효과다. 그러기에 단체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는 대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응원의 메시지도 꾸준히 전개할 방침이다.

우리 협의회사는 주로 시공사에서 사용하는 것이 많지 대기업에 직접적인 거래는 많지 않다. 해서 대기업이 사용하는 물품 중 지역업체가 납품 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직접 납품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사실 시공 전문 업체들도 외지 업체가 대부분이고 본사를 통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다 보니 지역 소상공인들의 규모는 물론 경쟁력조차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우리 협의회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을 시공사들과 집중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다.

서산시의원님들과 함께
서산시의원님들과 함께

Q 서산시와 서산시의회와의 협조도 필요하다. 행정 및 시의회 역할에 당부할 내용이 있다면?

맹정호 서산시장님과 간담회 시 가입한 협의회 회원사가 무려 432020년도 매출 약 1,100억 원 고용 인원 집계표 150여 명의 고용 인원 등의 자료를 제출했다. 그리고 서산시와 서산시의회의 유기적인 상호 협조도 당부드렸다.

사실, 협의회가 일하고 납품했는데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부분은 허가권을 가진 서산시가 적극적인 대응을 해줄 때만이 해결할 수 있다. 지난 간담회처럼 앞으로도 꾸준한 만남으로 정보 공유를 하면서 공동 대응하면 좋겠다. 그래야 해결되는 부분이다.

, 대산공단 산업단지 주변 공구상가 단지중장비 주기장의 필요성도 말씀드렸다. 공단이 확장되면서 영세업체들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사만 다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악순환을 끊으려면 공단 인근에 단지를 조성하여 분양한다면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12월 정기총회 모습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12월 정기총회 모습

Q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 회원사 및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며칠 전 월례회의에서 회원사들에게도 한 말이다.

낙수 효과도 좋지만, 회원사들끼리도 도움을 주고받을 부분이 많다. 그동안은 경쟁업체로 생각해서 서로 눈치 보느라 할 말도 미처 다하지 못했다. 직접적인 사업 시너지가 어렵다면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가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협의회가 탄탄해져야 서로 가입하려고 할 것이다. 그것보다 좋은 경쟁력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모인 사장들이다 보니 조직이 커지면 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자칫 편향적인 정치성향, 단체의 이기주의로 인한 불협화음, 집단행동의 단합행위, 갑질문제 등등.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은 우리 협의회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항들이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잘 지켜봐 주시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조언 부탁드린다.

김지석 대산읍발전협의회장과 김기의 대산읍 이장단협의회장 간담회 모습
김지석 대산읍발전협의회장과 김기의 대산읍 이장단협의회장 간담회 모습

Q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가 처음 정관을 만들 당시 서산시 관내에 있는 사업자대산공단으로 관련된 세금계산서 발행 업체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폭넓게 정해놨다.

하지만 당진 화력의 경우, 처음부터 발주처에서 석문면 소재지에 있는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묶어놔 버렸다. 우리로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 실질적으로 서산시 대산읍이 당진 시내보다 훨씬 가까울 뿐만 아니라 공해에도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깊다.

기업체들의 물건납품에도 문제가 있다. 직거래 또는 업체등록을 하는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들도 하나씩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협의회는 지역에 있는 공사업체가 자꾸 발굴·형성되어 낙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할 필요성을 느낀다.

시공사 거래처 리스트를 받아보면 약 80~120개 정도의 협력업체가 있다. 시공사 협력업체가 군산, 인천, 평택, 여수, 울산 등에서 70% 정도를 가공해 오고 (물건)납품 받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꾸 지역 협력업체들이 늘어나야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데 이런 점들도 챙겨나갈 생각이다.

얼마 전에는 40년을 서산에서 살아도 여전히 외지인 취급을 받는다는 분의 말을 들었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서산시로 봤을 때도 이사 와서 돈 벌며 정착하고, 아이 낳는 주민이 중요하다. 우리 협의회는 이런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이밖에도 협의회가 가야 할 방향들은 많다. 이제는 단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서산시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느 지역에서 유입해오든 정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 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우리 단체는 특성상 대기업들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에 따른 인구 유입이 많아진다. 또 경제활성화는 당연한 이치고. 이렇기 때문에 우리 협의회는 부가가치를 높이며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외부에서도 우리 단체를 그런 각도로 봐주신다면, 좀 더 편안하게 단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듯싶다.

이에 따른 수혜자는 시민들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일 수 있다. 회사가 잘 되고 지역이 발전하면 취업률과 정주여건은 자연히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대산공단 주변 지역 구성원 간의 소통과 상생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현대케미칼 HPC 증설 공사가 마무리되는 과정에 있다. 시공사와 EPC사와의 정산, EPC사와 발주처와의 정산 진통은 공사할 때마다 겪었던 일이었다. 이번 정산 분위기도 녹록치 않다.

시공사에서 돈 받는 협의회 회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있다. 협의회에서 파악한 금액만 20214~5월 미수금이 약 16, 7~12월 미수금이 약 170억 정도다. 이 중에 협의회 미수금이 약 60억 정도. 3~5개월짜리 어음 받고.

7개월째 돈 구경을 못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하루 빨리 시공사와 EPC, EPC사와 발주처의 정산이 하루빨리 이루어져 지역 소상공인들이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부탁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솔직히 명절이 코앞인데 막막함 뿐이다.

코로나로 다들 힘드실 텐데 밝은 소식을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그래도 마음만은 넉넉해지는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기원한다.


최태환 회장을 만난 날에도 뉴스에서는 명절선물 안 주고 안 받기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남의 나라 먼 얘기였다.

명절마다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돈이 선물 금액으로 나가는 현장. 그렇지만 누구 하나 입을 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최태환 회장의 마지막 말이 뇌리에 남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디어 대산공단소상공인협의회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지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길동무가 좋으면 길도 가깝다고 하잖아요. 이제는 우리 현장에도 새봄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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