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전통공예 서현공방 함현구 대표

서현공방 서현구 대표
서현공방 함현구 대표

우리가 나눠드리는 조명등이 어두운 밤을 행복하게 밝혀드렸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서현공방에서 지역의 공예 5인방이 한자리에 모여 돌봄어르신들에게 드릴 조명등 70점을 만들었다. 삶에 문화가 스며든 작품을 만드느라 긴 시간 얼마나 고생했을까.

24서산시 잠곡125’ 에코드나니협동조합 회원이자 서현공방’ 함현구 대표는 손으로 피워낸 우리나라 전통공예는 남다른 색의 조화로 전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실용적인 물건에 장식적인 가치를 부가한 작품들이 가치를 드높이고 있어요.

특히 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한지는 현대인들에겐 친환경 재료로 주목받고, 칠보공예는 다양한 색감의 향연이 황홀할 정도로 멋지죠라며 전통공예에 대한 매력을 한껏 자랑했다.

 
돌봄어르신들에게 드린 조명등
돌봄어르신들에게 드린 조명등

Q 그렇다면 전통공예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를 찾기 위해서라고 해야 할까요? 천안에서 이사 온 지 거의 10여 년 됐을 거예요. 3형제를 중학교 이상 키워놓고 나니 뭔가 제가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거예요. 그렇게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가 뭔가 도전해 봐야겠단 생각을 했죠.

근데 문제는 애들 키우다 보니 정작 제가 해본 것이 없었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도통 모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전통공예를 발견하게 됐답니다. 그게 바로 칠보공예와 한지공예에요. 물론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저 자신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칠보공예 공모전을 발견하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됐어요. 특히 지금은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서 더 좋아요.

Q 그럼 처음에는 가족들의 지지가 없었다는 말?

이건 비밀이지만 처음 시작할 땐 남편의 지청구 때문에 힘들었답니다(웃음). 말 그대로 불통이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 가족들이 똘똘 뭉쳐서 제 편이 되어주더라고요. ‘그럼 그렇지. 우리가 남이가라고 생각했죠(웃음).

지금은 남편의 도움으로 멋진 공방도 만들고요. 업무에 관한 것도 의논 상대가 되어주더라고요. 말 그대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오는 맥가이버에요 남편은. 언제나 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이 있어 힘납니다.

서현구 대표 작품
함현구 대표 작품

Q 그동안 전통공예를 해오면서 힘든 일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금속공예를 전공했지만,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서 늘 그 부분이 아쉬웠어요. 전통공예는 금속공예와는 또 다른 분야라 배우는 기간 내내 힘들었죠. 어쩌면 다른 분들에 비해 더 많은 실패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끊임없이 연습하며 한계단 한계단 올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공예 자체 때문에 힘든 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은 정말 몇 배나 더 힘들더군요. 그때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막막했죠. 그 와중에 배움의 끈은 계속 이어가야 했고요. 얼마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아마 배우는 내내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스스로 참 대견하다고 칭찬해줘요. 오죽했으면 같이 배우며 지냈던 도반들이 인간승리라고 했을까요.

어쨌든 그 힘듦이 저를 홀로서기 해 주었답니다. 서현공방을 쫓기듯이 오픈했어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말에요. 혼자서 꾸려나간다는 것도 참 어렵대요. 그래도 먼저 시작한 동료들 때문에 바로 설 수 있었답니다. 지금은 그분들과 소통도 하고 배움에 대한 목마름도 함께 채워가요.

서현구 대표 작품
함현구 대표 작품

Q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일까요?

제가 만든 작품을 다른 사람이 구매했을 때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요. 그때는 짜릿하면서 굉장히 보람 있죠.

또 다른 분을 가르칠 때요. 최근 노인회 출강을 하면서 어르신들께 공예를 가르쳐드렸는데 어려워하시면서도 손이 굉장히 야무지시더라고요. 아마도 예전에 새끼꼬기 같은 공예를 직접 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가 봐요. 마무리도 매끈하게 잘하셔요. 직접 하신 것을 보며 얼마나 좋아들 하시는지. 그때마다 , 내가 이 일을 정말 잘 선택했구나란 생각을 한답니다.

사실은 첨엔 약간 편견도 들었어요. ‘연세 드신 분들인데 과연 잘 해내실까하구요. 그런데 이제는 그 편견이 완전히 깨졌어요. 이것처럼 저는 누군가를 가르칠 때가 가장 보람 있어요.

Q 앞으로의 꿈과 계획이 있다면요?

당장은 가르치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또 이게 동기부여도 되고, 저를 성장시키기도 하고요. 옛말에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하잖아요.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 일이 모두 자신의 학업을 성장시킨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처럼 나날이 실력도 다지는 계기가 돼요.

제 꿈을 물으셨는데 사실 한가지 있긴 해요. 이제는 공모전에 출품하여 초대작가가 되고 싶어요. 멀리 내다보면 인사동에 개인전 하는 날을 꿈꿔보기도 한답니다.

계획이라면 바쁜 와중에 짬짬이 교육을 들을 계획이에요. 중간중간 공모사업에도 도전할 거고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저의 달란트를 사회에 환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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