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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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 서산시대
  • 승인 2022.01.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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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나가고, 경제활동을 하며 이웃과 대화를 나눈다. 일과를 마친 저녁이면 맘에 맞는 이들과 술 한잔도 기울이고, 가정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한다. 지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며 삶이다. 간혹 여행이나 출장 등을 제외하면 평상시 삶을 보내는 공간은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다.

내가 일생을 통해 살고 있는 공간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실제 인류는 수렵채취에서 농경으로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래 자기가 속한 생활권의 범위 안에서 살고, 그곳에서 일생을 마감한다. 공간적 의미에서 보면 인간은 특정 지역에 생활 본거지를 둔 존재, 호모 로컬리스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우리 말로 정리하자면 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 즉 주민이다.

근대국가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 아니라 서구의 경우 300년 정도, 우리나라는 일제 이후 근대화가 시작되어 1948815일 대한민국을 수립하면서 본격화되었다.

필자는 여기서 지역이라는 말과 지방분권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지방분권을 말한다면 지역이라는 용어에는 두 가지 뜻이 혼재되어 있다. 하나는 국가(중앙) 차원이 아닌 지역이라는 의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이 아닌 곳, 지방이라는 의미의 지역이라는 단어이다.

서울에 살아도 0000동 지역 주민이고 서산에 살아도 지역 주민이다. 여기서 지역은 행정단위이다. 지방분권이라 함은 지역(행정단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지역으로 이양하고, 중앙정부는 나머지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을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이 서울이라는 한 곳에 온갖 경제, 문화, 행정 등 자원, 인프라, 영향력이 몰려 있는 것을 지방으로 분산시키자는 의미에서 탈집중화를 말할 때 여기서 지역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을 뜻한다.

국민과 시민, 그리고 주민은 어떻게 다른가? 헌법 제12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국민이 되는 요건은 국적법이라는 법률에 따른다.

반면 지방자치법에는 국민이 아닌 주민에 대한 규정이 있다. 지방자치법 제12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국가는 근대에 들어 인위적으로 만든 공동체다. 국민은 획일적이고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자발적, 능동적 존재보다는 강제적, 수동적 존재로 차이보다는 동일성이 강조된다.

우리는 국가공동체에 속한 국민이기도 하면서 또한 주민이기도 하다. 주민으로서 우리는 우리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국민으로서 국가적인 문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지역이라는 의미가 어떻게 분류되던지 작금의 우리나라는 중앙화, 집중화가 모두 극심한, 극히 예외적인 나라가 되어 있다.

정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중앙화, 집중화가 되어 있는 분야다.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정당은 공익을 추구하는 좋은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라, 사익을 탐하는 이기적 인간들의 군집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당을 두고 한 말은 아닌지 뜨끔하다.

우리나라 정당공천제는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1991년부터 시행됐다. 1987년 민주화의 열망에 의해 지방자치를 받아들여야 하기는 하였으나. 정당들은 자신들의 지역적 기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결과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은 영남 등에서, 야당인 신민주연합당은 호남 등에서 지역적 권력기반을 강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지방선거를 활용하려 했다. 그들 간의 정치적 타협의 결과가 정당공천제였다. 광역단체장인 도지사와 광역의원인 도의원,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정당공천이라는 룰을 만들었다.

15년이 지난 뒤 그 영역을 넓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는 기초의원 선거 후보자까지 정당공천을 확대했다. 헌법재판소가 20035월 기초의원 후보의 정당표방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84)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까닭이다(헌재 2003. 5. 15. 2003헌가9 ). 헌재는 당시 다른 지방선출직은 정당표방을 하는데 기초의원만 금지하는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사법적 판단이 더 나쁜 세상을 막을 수는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는 않는다는 속설을 증명한 판결이다. 그 후로 중앙정치의 지방지배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너무 많아 다 열거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면서 지방선거의 쟁점이 중앙정부의 중간평가가 되어버리기 일쑤였고, 지역의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 1당 독점구조가 만연하면서 특정 정당의 공천이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되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이는 유권자, 즉 주민들이 리더를 선출한 것이 아니라 정당이 선출직을 뽑은 결과를 낳았다.

후보자들은 주민보다는 공천권에 목을 매고, 자치단체장은 국회의원과 정당을 통해 중앙정치와 행정에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방분권은 요원했다.

2009년에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기초단체장 정당공천폐지에 77.6%, 기초의원 정당공천폐지에 86%가 찬성하였다. 201218대 대통령선거 때는 유력한 여야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면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누구도 대통령이 된 후 한 번도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19대 국회는 2012, 2013년에 정당공천제 폐지 법안을 6차례나 냈다. 하지만 4년 내내 심의조차 안했고, 결국 자동폐기 됐다. 지방자치를 표방한 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한 세대가 흘렀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깊은 시름에 빠진다.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자주적 결정을 하는 주민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정치행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대선후보 비호감 경쟁에 나서고, 지지자들은 자신의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인 선거판이 되고 있다. 중앙정치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무기로 지역의제조차 거론되지 못하게 억누르고 있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가 대선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가 공천의 심사 기준이라고 한다. 지역이, 주민이, 결국 우리의 삶이 실종된 선거판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치루게 됐다. 지방분권, 주민자치 시대를 열어보고자 노심초사하는 지역언론 입장에서 지역현안과 의제조차 공론의 장을 열지 못하는 현실에서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앞이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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