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K-순례길 명소화 방안 등 모색

15일 해미국제성지에서 열린 국제성지 교령 전달식 모습(좌 김종수 천주교대전교구장 서리 주교, 우 한광석 해미국제성지 전담신부)
15일 해미국제성지에서 열린 국제성지 교령 전달식 모습(좌 김종수 천주교대전교구장 서리 주교, 우 한광석 해미국제성지 전담신부)
해미국제성지에서 열린 국제성지 교령 전달식 후 단체사진
해미국제성지에서 열린 국제성지 교령 전달식 후 단체사진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서린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로 선포하는 교령 전달식이 15해미국제성지 대성당에서 열렸다. 올봄에 국제성지 교령을 내렸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8달 만에야 정식 전달식이 열린 것.

김종수 천주교대전교구장 서리 주교는 국제성지 선포 교령은 해미국제성지순례길이 정신적 풍요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순례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전세계에 보편적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며 해미국제성지성당 한광석 마리요셉신부에게 교령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교황청은 해미성지가 천주교 역사나 유명 성인과 연관성은 없지만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국제성지로 지정했다. 국제성지는 전 세계적으로도 30여 곳에 불과한데 국내에선 2018년 선포된 서울대교구 순례길에 이어 두 번째이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교령에는 순례자들이 이곳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신적 풍요로움이 강조됐다. 교령에는 지난 3세기 동안 한국인들이 거하는 땅에 있는 교회도 실로 무서운 박해를 경험하였다. 한국 교회의 수만명의 젊은 신자, 어르신 신자, 주교들, 사제들, 평신도들, 축성생활자들이 순교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분들은 주님의 생명 자체가 저마다의 희생을 통해 드러나게 하기 위해, 각자의 몸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그리스도를 지고 갔던 분들이시다. 자신들의 얼굴에 그리스도의 얼굴을 또렷하게 담고 계셨던 그분들의 증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들 또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전구를 통하여, 능히 후손들에게 신앙을 전해줄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과 증인들의 살아있는 공동체가 이루어지게 한다. 이 증언은 옛 신자들의 "순교자들의 피는 신자들의 씨앗이다"라는 격언의 확실성을 확증해준다며 무명순교자들을 기리는 성지임을 적시하고 있다.

김종수 대전교구장 서리 주교는 국제성지는 새로운 세상을 실현했던 민중을 기억하는 장소라며 순례길이 잘 조성돼 인류의 정신적 풍요와 여유를 길어 올리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달식 후에는 내포지역 신앙유산 활용방안 모색, k순례길 추진 기본구상을 주제로 포럼이 이어졌다.

이날 맹정호 서산시장의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추진계획발표 전 국사편찬위원장 조광 교수의 역사적 장소와 기억, 그리고 내포주제강연 대전카톨릭대 교수 김정환 신부의 내포 순례길의 역사와 현재김정찬 해미국제성지 신부의 대전교구 도보순례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김문수 신부의 해미국제성지 일곱 개의 순례길과 신앙유산주제발표 등이 이어졌다.

조 광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기조강연에서 역사의 3대 요소는 시간, 장소, 그리고 인간이라며 해미국제성지가 이 3요소를 잘 활용하면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기억의 장소로 성장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해미를 비롯한 내포지역은 이조참의를 했던 홍낙민과, 사노비 출신인 이존창 등이 합심해서 만든 천주교 서적이 성행하였다고 말하고 이는 신분의 높고 낮음을 극복하고 하느님의 자녀로 평등하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며, 신민(臣民)에서 인민(人民)으로의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대전가톨릭대 김정환 신부 교수는 내포지역의 천주교 역사와 순례길의 대중화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였다.

김문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신부는 해미국제성지 순례길 7곳과 이와 연계되는 9개 내포 순례길을 세분화해서 순례길과 연계된 성당, 문화유산 등에 대해 자세한 자료를 제시하여 관심을 끌었다.

포럼은 전재명 해미국제성지발전위원장의 해미국제성지의 세계적 순례명소 기반조성과 K-순례 기본구상에서 지역주민들, 특히 지역신자들과 함께하는 홀리스테이’, ‘엔젤 홈등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타 종교와의 교류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 사업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서산시는 해미국제성지의 천주교, 불교 등 종교자원을 연계한 세계명소화 마스터플랜 수립비 7억 원을 내년 정부예산에 확보하는 등 세계명소화 작업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순교자 압송로 등 유적을 정비하고 야간에도 걸을 수 있는 평화와 치유의 공간, 'K-순례길' 조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K-순례길, 역사공원, 순례길 조성과 성지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등에 힘을 쏟겠다. 특정 종교의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해미성지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광석 국제성지주임신부는 해미국제성지는 죽음만을 강조하는 의미를 넘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는 긍정의 사고로 성지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감사를 표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