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를 이해하는 삶의 현장

코로나로 힘든 시기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살다 보니 저의 가 세상과 다른 가 될 수도 있겠지만 글에 대한 욕심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영혼 속에 표현의식은 잠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시는 정식 절차를 밟아 배운 사실 전혀 없이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실들을 옮겨 정리한 것뿐입니다. 그러할 진데 두 번째 시집까지 내다니 독자를 속이고 나 자신을 속이는 것은 아닐까 너무 조심스러울 뿐입니다.

전승진 시인
전승진 시인

위 글은 저자 전승진 시인이 자신의 책 자벌레의 오체투지에 옮겨 담은 조심스런 속내다. 하지만 시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를 사랑하여 글밥을 끊임없이 지었던 시인이다.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김송배 시인은 전승진 시인의 시집을 보며 나의 존재를 이해하는 삶의 현장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내면에 잠재한 의문들은 어느날 문득 응시한 자벌레 한 마리의 동작에 감전하고 있다. 그의 예리한 감성은 나와 자벌레와의 행동에서 동행을 의식하며 혼란스럽게 흔들고 있는 것

자벌레의 오체투지시집에 수록된 해설을 살펴보면, 시인은 서정시인이기도 하고 성찰의 시인이기도 하다. ‘이슬이 꽃이 되는 서정적인 이미지가 바로 시인이다. 그만큼 시인의 삶은 인생의 향기가 그대로 의미로 남아 있다고 적혀있다.

그래서 일까. 전승진 시인의 이번 시집은 존재의 인식을 통한 성찰의 진정한 시적 진실을 이해할 수 있다.

전승진 시인의 자벌레의 오체투지5부로 구성되어 있다. 1자벌레의 오체투지15, 2내가 있거나 말거나15, 3화양연화15, 4달빛 소나타14, 5우리 아버지가 수록되어 있다.

한편 전승진 시인은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고, 월간 문학세계 시 부문에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한국예총 서산지회 이사, 충남문인협회 이사, 서산문화원 자문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전승진 시인의 시집 자벌레의 오체투지는 청어에서 출판했으며 135쪽으로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자벌레의 오체투지

 

나무줄기에

의태擬態하여 있을 것이지

언제 나에게 다가섰을까

자벌레 한 마리가

한 자 두 자 재어 가다.

무릎 위에서 얼핏 멈추어 선다

나도 감전된 듯 시선을 멈춘다

 

자벌레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재게 되면

그 사람은 죽는다고 하던데

한 자 두 자 재며 가는 길에

어떤 저항이 있었기에

옴의 법칙

Ω 자로 쉬는 것일까

 

자벌레는 얼마를 측량해야

얼마나 오체투지 참회 고행을 해야

우아하게 우화羽化하여

넓은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을까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