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의 실사구시
기고
본격 고령화시대 지방공연장은 갈수록 장르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도시 공연장 공연기획자의 고민거리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고민하는 것은 공연 관람객의 모객이 아닌가 싶다.
지역민들에게 순수예술을 전파해야 하는 문예회관의 기능으로 볼 때 객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홍보마케팅의 고민이 최대 관심사다. 무엇보다 특별한 전략 없이는 코로나19 이전 객석 점유율을 만회하기가 묘연하다.
인구 몇만의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연장은 어떨까. 무료입장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산어촌의 경우, 질 높은 공연을 무료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몰이 지는 저녁 6시 이후 읍내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는 그나마도 끊겨 버린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예회관에 국비를 지원 추진하는 우수공연의 사업지침에는 ‘전체 객석의 30%를 문화소외계층 초청’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30%의 소외계층 초청대상 선정에 대해 공연장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유인즉, 소외계층 30%가 초청 티켓을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장까지 올 여건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쉬운 방법으로 학생들이나 군부대 등에 협조 요청을 하여 공연장을 채우는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공연장 분위기는 자연적으로 흐트러짐은 물론, 오히려 공연을 즐기기 위해 오신 관람객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공연장의 장르 안배는 어떤가. 연중 공연 라인업을 기획하는데 중요한 요건인데도 불구하고 관객 모객이 어렵다 보니 누구나 다 즐기기 좋아하는 대중공연이나 뮤지컬 공연으로 기획하게 된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실상 지역의 축제와 문예회관의 기획공연 등이 그야말로 대중공연 일색으로 치우쳐지는 경향이 있다. 음식으로 말하자면 편식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어느 공연장이나 마찬가지 실정이라 본다.
분명 그 지역의 관객 중 소수건 다수건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이 있기 마련인데도 말이다. 이런 마니아층을 두껍고 단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맞춤형 홍보마케팅의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방법을 펴지 않으면 공연기획자의 길은 더 험난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방문하는 관객들에게는 최상의 품격있는 서비스 제공이 필수요건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 로비에 들어서게 되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이 홍보물이다. 생각해보라. 아무리 질 높은 공연일지라도 공연 홍보물이 조잡하거나 질이 낮다면 공연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관객들은 식상해 하지 않을까.
공연 홍보물 제작도 창작한다는 마음으로 제작해야 한다. 그래야 관객들의 손에 들려진 브로슈어가 공연종료와 동시에 쓰레기통이 아닌 기념물로 간직하기 때문이다.
공연장 종사자들은 공연 대가를 공연단체나 제작사에 지불했다고 해서 공연이 무대 위에서 당연히 펼쳐진다는 생각을 버려라. 공연장과 공연단체의 유기적인 협업이 되어야만 완성도 높은 공연이 무대 위에 올려진다.
열악한 공연장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맞춤형 장르의 기획으로, 불특정 다수의 공연마니아층에서 문화 가계비용을 줄이고, 지역의 공연장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하고자 마음을 다잡아 본다.